글을 쓰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 손 가는 대로 쓰기
두 번째, 구조 짜고 쓰기
첫 번째 방법은 무엇을 써야 할지 잘 모를 때나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곧장 남기고 싶을 때 사용하면 좋아요. 순간의 감정은 나중에 쓰려고 하면 생생하게 기억나지 않아요. 감성적인 글은 마음이 시키는 대로 써야 해요. 무작정 글을 쓰는 거예요.
두 번째 방법은 글을 쓰는 목적이 뚜렷하거나 쓸거리가 정해져 있을 때 사용하면 좋아요. 어떤 글을 쓸지 주제를 정하고 주제를 뒷받침하는 근거와 사례를 서너 개 준비해서 쓰는 거죠.
두 가지 방법은 모두 장단점이 있어요.
첫 번째 방법은 글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아서 어떤 글을 쓸지 나도 모르는(?) 재미가 있어요. 불현듯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낚아채는 묘미도 있고요. 대신 글이 산으로 가거나 매끄럽게 마무리 짓지 못할 때가 있어요. 제 휴대전화 메모장에는 쓰다 만 글이 10개가 넘어요. 갈 곳을 잃고 헤매다 마무리하지 못한 글들이에요.
두 번째 방법은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어서 글을 쓰면서 방향을 잃을 일이 없어요. 글이 삼천포로 빠지다가도 금세 갈 곳을 찾아 제자리로 돌아오죠. 하지만 글을 쓰기 전에 미리 생각을 해야 해요. 어떤 글을 쓸지, 글을 지탱하는 요소는 무엇인지 궁리해야 하죠.
아직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거나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을 때는 첫 번째 방법을 사용하는 게 좋아요. 분량은 신경 쓰지 않고 쓰는 데 의의를 두는 거죠.
글쓰기가 익숙하거나 목적이 뚜렷한 글을 쓸 때는 두 번째 방법이 좋아요. 1,000자 또는 1,500자 이상을 목표 분량으로 정해두고 글의 구조를 미리 짜는 거예요.
예를 들어 수영을 잘하는 방법에 관한 글을 쓴다면 물놀이와 관련된 에피소드로 서문을 열고 근거를 들어요.
근거 1. 수영 학원에 등록한다.
근거 2. 시간을 정해 반복 연습한다.
근거 3. 나보다 뛰어난 동료의 영법을 분석하고 따라 한다.
수영 잘하는 법을 요약하거나 수영을 배우며 바뀐 내 모습을 소개하며 글을 갈무리하면 되겠죠.
저는 어떤 방법으로 이번 글을 썼을까요?
첫 번째일까요, 두 번째일까요.
이번에는 첫 번째 방법과 두 번째 방법을 섞어 썼어요. 글을 쓰는 방법에 관해 두서없이 쓰다 보니 두 가지로 압축해서 정리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잠시 글쓰기를 멈추고 구조를 짠 뒤 다시 처음부터 써 내려갔어요.
두 가지 방법 중 어떤 것이든 좋아요. 저처럼 둘을 버무려서 사용해도 좋고요.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활용하고 싶은 방법을 동원해서 글을 쓰면 됩니다.
두 가지 방법은 공통점이 있어요.
첫째, 글쓰기의 잔근육이 생긴다.
둘째, 글을 쓰는 게 점점 편해진다.
셋째, 새로운 글감이 떠오른다.
넷째, 내면을 응시하게 된다.
다섯째,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추구하게 된다.
여섯째, 한 편의 글을 완성하며 성취감을 느낀다.
일곱째, 글을 '쓴다'.
글을 쓰는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보세요.
어떤 방법이든 글을 쓰고 또 쓰면 글쓰기가 점점 익숙해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