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쓰듯 글을 쓰세요.
많은 사람이 글쓰기가 어렵다고 말해요.
초등학생 때 한글을 떼고 불편 없이 우리말을 사용하지만 글을 쓰는 건 어렵다고 말해요.
흐트러진 퍼즐 조각 같은 생각을 짜 맞추고 다른 사람이 공감하는 글을 쓰는 게 만만한 일은 아니죠.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니 글을 쓰고 싶어도 선뜻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아요.
가장 쓰기 쉬운 글과 가장 쓰기 어려운 글은 무엇일까요?
가장 쉬운 건 내가 잘 아는 것을 쓰는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것, 학창 시절의 추억, 오늘 경험한 일은 쓰기 쉬워요. 내 것이니까요. 반대로 가장 어려운 건 내가 모르는 것을 쓰는 거예요. 어렴풋이 아는 지식, 겪지 않은 일은 쓰기 어려워요.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글을 쓸 때마다 느껴요. 어떤 날은 30분 만에 1,500자가 넘는 글을 쓰는데 어떤 날은 커서가 꼼짝도 안 해요. 글이 물 흐르듯 써지는 날은 내가 아는 것을 쓸 때예요. 오늘 방문한 카페, 점심에 먹은 음식, 속마음 등이죠. 아무리 머리를 싸매도 글이 써지지 않는 날은 자기 계발, 글쓰기 법칙 등 어려운 글감을 주제로 삼았을 때예요.
글은 생각에서 나와요. 생각은 글로 이어지고요. 생각하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어요. 거꾸로 말해 생각만 하면 글을 쓸 수 있어요. 그렇다면?
생각하기 쉬운 것을 주제 삼아 글을 쓰면 글쓰기가 편해져요.
가장 손쉬운 것은 내가 겪은 일을 쓰는 거예요. 지식도 필요 없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필요도 없어요. 기억만 살짝 더듬으면 돼요. 내 체험을 쓰는 것, 우리는 초등학생 때 부지런히 했어요. 일기를 쓰면서요.
일기(日記)는 하루의 기록이에요. 오늘 무엇을 했는지, 그 일을 했을 때 느낌이 어땠는지 쓰는 거죠. 내 이야기라서 쓰기 수월해요. 여름방학에 일기 쓰는 건 귀찮아서 그렇지, 어렵진 않잖아요. 그래서 초등학생이어도 글을 쓸 수 있었던 거죠.
글쓰기가 부담스러울 때는 일기를 쓰세요.
저녁을 먹고 하루를 되돌아보세요. 형식, 분량, 내용일랑 신경 쓰지 말고 오늘 겪은 일을 편하게 쓰세요. 초등학생이 되어 그림일기를 쓰듯이 즐거웠던 기억을 쓰세요.
글쓰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건 잘 쓰겠다는 욕심, 그럴듯한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이에요. 욕심과 강박은 잘 쓴 글도 지우게 하고 발행을 머뭇거리게 만들어요. 걱정 마세요. 다른 사람은 생각만큼 내 글을 주의 깊게 읽지 않아요. 어깨에 힘을 빼도 괜찮아요.
일기를 쓰듯이 편하게 글을 쓰세요. 글쓰기는 즐거워야 해요. 글감을 찾고 문장을 조립하는 건 즐거운 고통이어야 해요. 즐거워야 오래 쓸 수 있으니까요. 많은 분이 글쓰기를 가볍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작가, 이웃, 동료의 글과 내 글을 비교하지 마세요. 하루 이틀 쓰고 말기에는 글쓰기가 주는 혜택이 정말 많으니까요.
오늘도 즐겁게 글을 쓰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