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글감이 고갈됐어요. 이제 정말 쓸 게 없어요."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한 번쯤 맞닥뜨리는 상황이에요. 글을 쓰고 싶은데 도무지 쓸 게 떠오르지 않는. 저도 지난해부터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같은 증상을 여러 차례 겪었어요. 글을 쓰고 싶은데,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서 머리를 싸맬 때가 많았어요. 마음에 드는 글감이 없을 때도 있었고, 글감을 글로 풀어낼 자신이 없을 때도 있었어요.
글은 쓰고 싶은데 쓸 게 없어서 괴로운 지금, 이 순간을 넘어서야 오래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어요.
그럼 평소보다 더 글쓰기에 매진해보세요. '아니, 쓸거리가 없어서 글을 못 쓰고 있는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라고 볼멘소리를 할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글을 쓰면 글감이 생겨요.
1. 글을 써야 무엇을 써야 할지 알게 된다.
글쓰기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에요. 감정을 표현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행위이기도 하고요. 내 감정에 솔직하기 위해, 지식을 퍼트리기 위해서는 자신을 정확하게 알아야 해요. 글쓰기는 아는 것을 재차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모르는 것을 인지하는 일이기도 해요.
내가 모르는 건 글로 쓸 수 없어요. 글을 쓰다 보면 명료하게 정리되지 않아 막힐 때가 있어요. 내 감정을 내가 정확하게 모를 때도 있고요. 글로 표현하기에는 지식이 부족하거나 정보가 불충분할 때도 있어요. 내 기분을 모를 때는 내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세요. 정보가 부족할 때는 꼼꼼히 자료를 찾으세요. 그리고 다시 쓰면 돼요. 글감이 생긴 거죠.
2. 글을 써야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글을 써야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지금 쓰고 있는 글의 주제에 부합하는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분야의 아이디어가 연상되기도 해요. 글쓰기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데, 책 쓰기 아이디어가 번뜩할 수도 있고요. 육아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데, 독서에 관한 힌트가 솟아오를 수도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뇌리를 스치는 생각은 모두 내가 새롭게 떠올린 글감이에요. 그럴 때는 글쓰기를 잠시 멈추고 메모하세요.
글을 쓰다 보면 내 글이 휘청거릴 때가 있어요. 글이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다가 삼천포로 빠지는 거죠. 잘 됐어요. 삼천포에 빠졌다고 낙담하지 마세요. 문맥에 맞지 않는 문장도 비틀어서 바라보면 좋은 글감이 돼요. 퇴고하면서 들어내는 문단을 메모장에 저장하세요.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거예요.
3. 글쓰기는 글감을 찾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몸짓이다.
머릿속으로 무엇을 쓸지 생각하는 것과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린 채 무엇을 쓸지 생각하는 건 하늘과 땅 차이예요. 무슨 글을 쓸지 온몸으로 궁리해야 해요. 글감이 없어서 글을 쓰지 못하겠다면 일단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실행하세요.
자, 아무 말이나 쓰세요. 미친 사람처럼 5분만 아무말대잔치를 하세요. 형식과 내용에 구애받지 마세요. 딱 5분 만이에요. 5분 동안 글을 쓰기 위해 전력을 다했는데도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그럼 오늘은 글쓰기를 포기하세요. 하지만 뭔가가 써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자세를 고쳐 앉으세요. 계속 글을 쓰세요. 집중해서 글을 쓰고 좋은 생각이 솟을 때마다 퍼뜩 메모하세요.
글쓰기는 자신과의 싸움이에요.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데 글을 쓰려면 고도의 의지가 필요해요. 글쓰기에 재주가 있느냐, 없느냐는 둘째 문제예요. 강인한 의지, 굳건한 마음이 최우선이에요. 엉덩이를 얼마나 의자에 붙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에요. 의자가 뜨거워질 때까지 기다려보세요.
그리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글감이 떠오를 때까지 글을 쓰시기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