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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티콘 Jul 26. 2021

'필사'는 왜, 어떻게 하는가?

‘필사’ 글쓰기에 대하여(1)

'필사'는 왜, 어떻게 하는가?

많은 사람들에게 글을 멋있게 잘 섰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여러 활동들을 멋지게 글로 담아내기를 바란다. 박완서같이 매끄럽게도 써보고 싶고 김훈처럼 힘 있게 써보고도 싶다. 하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눈앞이 막막해진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좋은 글 한 단락을 뽑아 필사 해보기를 제안한다. 

  

필사란 글을 똑같이 베껴 쓰기를 넘어서는 활동이다. 한 문단의 글을 읽고 글의 주제문, 특징, 좋은 점 등을 간략히 정리하면 무작정 베껴 쓸 때와는 다르게 글이 마음 깊이 와 닿는다. 필사를 통해서 한 단락의 글에 담겨있는 어휘와 표현, 논리, 짜임새를 몸으로 직접 체득한다.


소설과 같은 문학 도서에서 뽑은 문장들을 필사하다보면 자신의 글에서 어휘와 표현이 풍부해진다. 


“문학적 글쓰기의 본질은 표현이 있는 것이죠. 설명이 아니라 표현에 있는 것이죠. 설명은 문학이 될 수가 없어요. 논문이나 과학은 될 수가 있죠. 문학적 글쓰기는 표현인 것이죠. 시는 말할 것도 없고, 소설은 서사 구조를 따라가는 장르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설명적 요소가 있을 수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본질은 표현에 있는 것이죠. 표현이라는 것은 참 끔찍한 것입니다. 전쟁과 같은 것이어서 끝까지 가지 않는 것은 표현이 아닙니다. 표현의 극한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주저앉아버리는 것은 표현이라고 할 수 없어요. 그것은 표현에 미달한 푸념인 것이죠. 그러니까 참 어려운 것이죠.”*


쓴 글의 앞뒤가 맞지 않다면 인문사회 도서의 필사로 논리적인 글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비문학 필사는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기에 적절한 방법이다. 필사를 하다 보면 타인의 생각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는지 알게 된다. 탁월한 사유의 경지에 오른 대가들의 글을 필사하면 자신의 익숙하고 편한 생각들과 결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는다. 비문학은 필자의 주장이나 의견에 초점을 맞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로 기술한다. 설명이나 이해를 목적으로 쓰기 때문에 문장이 간결한 것은 물론이고 명확하고 알기 쉽다."**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짜임새 있는 글을 쓰고 싶다면 신문 칼럼같은 미디어 필사가 지름길이다. 


"신문 기사는 육하원칙이 기본이다. 내용은 주관적 판단, 감정, 정치적 편향을 배체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에 따라 사실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실을 있는 그대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최대한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사를 통해 어휘와 표현, 논리, 짜임새를 몸으로 직접 체득한 다음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투영하여 작문을 한다. 무작정 글쓰기 할 때와는 다르게 자신이 밀도있는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 『글쓰기 최소 원칙』, 김훈 외,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 2016, p.61

** 『필사 문장력 특강』, 김민영 외,  북바이북, 2018, p.

*** 『필사 문장력 특강』, 김민영 외, 북바이북, 2018,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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