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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티콘 Sep 24. 2021

문득 어른에게 풍토에 대해 여쭈니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 第二十五絶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 第二十五絶     


최부(崔溥) 지음, 고광문 역주(譯註)


便從父老問風土 문득 어른에게 풍토에 대해 여쭈니

冬苦風威夏苦雨 겨울에는 매서운 바람에 여름에는 비에 괴롭고

草木昆虫傲雪霜 초목과 벌레들은 눈서리를 버텨내며

禽無鵂鵲獸無虎 날짐승은 부엉이와 까치가 없고 들짐승은 호랑이가 없다고 하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제주도의 풍토, 즉 자연환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일기가 항상 따뜻하다. 봄, 여름에는 운무가 자욱하게 끼고 가을과 겨울이 되면 갠다. 초목과 곤충이 겨울을 지나도 죽지 않으며 폭풍이 자주 인다. 산에는 사나운 짐승이 없다. 호랑이⋅표범⋅곰⋅승량이⋅이리 등 사람을 해하는 짐승이 없고 또 여우⋅토끼⋅부엉이⋅까치 등속이 없다. 〔天氣常暖 春夏雲霧晦暝 至秋冬開霽 草木昆蟲 經冬不死 地多暴風 山無惡獸 無虎豹熊羆豺狼害人之獸 又無狐兔鵂鵲之屬〕


최부의 스승 김종직의 『점필재집(佔畢齋集)』에 실린 「탁라가(乇羅歌)」에는 제주도의 동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使君車騎簇長圍 사군의 수레와 기마대가 길이 포위하니 

雉兔麇麚百族披 꿩 토끼 고라니 노루 온갖 짐승이 쓰러지네

海島但無熊虎豹 해도엔 다만 곰과 범과 표범이 없어

林行露宿不驚疑 숲에서 노숙을 해도 놀래킬 것 없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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