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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티콘 Sep 27. 2021

도리어 물산을 형주(荊州)⋅양주(楊州)에 자랑하니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 第三十一絶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 第三十一絶 

   

최부(崔溥) 지음, 고광문 역주(譯註)


更誇物産荊揚府 도리어 물산을 형주(荊州)⋅양주(楊州)에 자랑하니

珍寶精華那可數 진귀한 보물과 알짜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네

玳瑁蠙珠貝與螺 거북껍질, 진주, 조개와 소라

靑皮白蠟石鍾乳 푸른 귤껍질, 백랍, 석종유



형양부(荊揚府)

형양부(荊揚府)는 중국의 형주부(荊州府)와 양주부(楊州府)를 이르는 말인데 물산이 풍부한 지방임을 의미한다. 『서경(書經)』 「우공(禹貢)」에 ‘양주의 공물은 금(金)⋅은(銀)⋅동(銅) 3가지와 옥돌⋅가는 대〔篠〕⋅왕대〔簜〕 등이고, 형주의 공물은 깃과 털과 상아와 가죽 화살촉과 단사(丹砂) 등으로, 두 주에서 바치는 공물이 이같이 풍부하였다’라 하였다.

     

대모빈주패여라(玳瑁蠙珠貝與螺)

대모빈주패여라(玳瑁蠙珠貝與螺)는 ‘거북껍질, 진주, 조개와 소라’로 제주의 바다에서 나는 특산품을 열거하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제주 바다의 특산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해달(海獺)⋅지달(地獺)⋅환(獾)⋅진주〔蠙珠〕 고려 충렬왕(忠烈王) 2년에 원 나라에서 임유간(林惟幹)을 보내어 탐라에서 구슬을 채취하다가 얻지 못하고, 민간이 간직하여 둔 것을 백여 개 가지고 돌아갔다. 대모(玳瑁)⋅자개〔貝〕⋅앵무라(鸚鵡螺) 이상 세 물건은 모두 우도(牛島)⋅대정(大靜)⋅가파도(加波島)에서 난다. 

    

청피백랍석종유(靑皮白蠟石鍾乳)

청피백랍석종유(靑皮白蠟石鍾乳)는 ‘푸른 귤껍질, 백랍, 석종유’로 제주의 육지에서 나는 특산품을 나열하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제주 육지의 특산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산유자⋅이년목(二年木)⋅노목(櫨木)⋅두충(杜冲)⋅지각(枳殼)⋅후박(厚朴)⋅동실(棟實)⋅동근(棟根)⋅영릉향(零陵香)⋅안식향⋅향부자(香附子)⋅청피(靑皮)⋅해동피(海東皮)⋅촉초(蜀椒)⋅진피(陳皮)⋅필징가(蓽澄茄)⋅팔각(八角)⋅표고버섯⋅목의(木衣)⋅석곡(石斛)⋅석종유(石鐘乳)⋅백납(白蠟)⋅소금⋅미역⋅우뭇가사리⋅게⋅소라⋅전복⋅석결명(石決明)⋅황합(黃蛤)⋅해의(海衣)⋅오징어⋅은어[銀口魚]⋅옥두어(玉頭魚)⋅상어⋅갈치⋅고등어⋅행어(行魚)⋅문어.

‘푸른 귤껍질, 백랍, 석종유’는 약재로 사용하는데 그 효능은 다음과 같다.

청귤피(靑橘皮, 선귤껍질)는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쓰며, 독이 없다. 소화가 잘 되게 하며 뭉친 것과 가슴에 기가 막힌 것을 치료한다.(『동의보감(東醫寶鑑)』) 성질은 따뜻하고〔溫〕 맛은 쓰며〔苦〕 독이 없다. 기가 막힌 것을 치료하고 소화가 잘 되게 하며 적(積)이 뭉친 것과 가슴에 기가 막힌 것을 헤친다. 지금의 청귤은 황귤(黃橘)과 비슷하면서도 작은 것이 다른데 이것은 딴 종류일 것이다. 그것을 따서 속살은 버리고 볕에 말린다.(『본초(本草)』) 생김새가 작고 푸르기 때문에 청피(靑皮)라고 한다. 이것은 족궐음경(足厥陰經)의 인경약(引經藥)이며 또는 수소양경(手少陽經)의 약이다. 숨결이 밭은〔短〕 사람은 쓰지 말아야 한다. 적을 삭히고 아픈 것을 멎게 하려면 식초로 축여 볶아서 쓴다.(『입문(入門)』) 귤껍질〔陳皮〕은 맛이 맵기 때문에 상초의 기를 고르게 하고 선귤껍질은 맛이 쓰기 때문에 하초의 기를 고르게 한다. 선귤껍질과 귤껍질을 함께 쓰면 3초의 기를 헤친다. 이때는 흰 속을 버리고 쓴다.(『역로(易老)』) 선귤껍질은 간과 담 두 경락의 약이다. 사람이 자주 노해서 옆구리에 울적(鬱積)이 생긴 데 쓰면 아주 좋다.(『정전(正傳)』)

백랍(白蠟)은 새살을 살아나게 하며 지혈과 통증을 멎게 한다. 또 힘줄과 뼈를 잇고 허한 것을 보하며 설사와 기침을 낫게 한다. 또한 폐를 눅여 주고 장위(腸胃)를 든든하게 하며 노채충을 죽인다.(『동의보감(東醫寶鑑)』) 일명 충랍(蟲蠟)이라고도 하는데 동청나무에 있는 작은 벌레가 나무진을 먹고 된 것이다. 금(金)에 속하기 때문에 주로 아물게만 하고 단단히 엉키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외과에 좋은 약으로 쓰인다. 자귀나무껍질과 배합하면 좋다. 살을 살아 나오게 하는 고약에 넣으면 아주 효과가 좋다.(『입문(入門)』) 곳곳에 있으며 제주도에서 더욱 많이 난다. 초를 만들어 쓰면 밝고 깨끗하여 좋은데 황랍보다도 좋다.(『속방(俗方)』)  

석종유(石鍾乳)는 성질은 따뜻하고〔溫〕 맛은 달며〔甘〕 독이 없다. 오로칠상(五勞七傷)을 보하며 오장(五臟)을 편안하게 하고 구규(九竅)를 잘 통하게 하며 허손(虛損)을 보하고 눈을 밝게 한다. 또 정을 돕고 성욕을 세게 하며 하초가 손상되어 다리가 약해지고 아프고 시린 데 쓴다. 깊은 산 동굴 속에 있으며 그 생김새는 겨울에 처마끝에 달린 고드름같고 투명하며 가벼운 것이 거위 깃의 대롱 같으면서 빛이 흰 것이 좋다.(『동의보감(東醫寶鑑)』) 보드랍게 가루내어 수비하고 다시 밤낮 3일 동안 갈아서 옷좀가루와 같이 되어야 약에 쓸 수 있다.(『본초(本草)』) 돌로 된 약은 차거나 덥거나 다 독이 있다. 잘 짐작하여 써야 한다. 『내경(內徑)』에 돌로 된 약은 약 기운이 맹렬하다고 하였으므로 오래 먹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보통 돌로 된 약이라고 말하는 것은 즉 석종유이며 옛사람들이 많이 먹었다.(『입문(入門)』)  

   

석종유(石鍾乳)

석종유(石鍾乳)는 선인(仙人)들이 보양강장제(補陽强壯劑)로 복용했다고 하는데,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며 성욕을 강화하고 사나운 기(氣)를 다스리며 정기(精氣)를 굳게 하고 눈을 밝게 하나, 독성(毒性)이 있어 효과를 얻기보다는 해로운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진(晋)나라 왕렬(王烈)이 산중에 들어갔더니 바위가 벌어지며 그 속에서 푸른 진흙 같은 것이 흘러 나왔다. 왕렬은 그것을 조금 가지고 집어 왔더니 단단한 돌이 되고 말았다. 혜강(嵇康)이 듣고, “그것은 석수(石髓, 석종유)인데 먹었더라면 신선이 될 수 있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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