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백 가지 천 가지仙藥이 있는 줄 알았으니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 第三十二絶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 第三十二絶
최부(崔溥) 지음, 고광문 역주(譯註)
乃知仙藥百千般 비로소 백 가지 천 가지 선약이 있는 줄 알았으니
箇裡分明有煉丹 그 속에 분명 연단도 있겠지
收拾鐺中九轉後 솥에 모아 넣고 아홉 번 굴린 후에
定應白日可飛翰 응당 대낮에도 높이 날 수 있다지
연단(煉丹)
연단(煉丹)은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약으로 믿었던 금단(金丹)을 말한다.
『포박자(抱朴子)』 「내편(內篇)」에서 갈홍(葛洪, 238~363)은 금단(金丹)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는 장생법에 관한 책을 연구하여 불사(不死)의 처방을 모았다. 지금까지 읽은 것은 몇천 편, 몇천 권에 달하거니와, 이 모두가 환단(還丹)과 금액(金液)의 두 가지를 골자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는 선도(仙道)의 심오한 비법이다. 이것을 복용하고 선인(仙人)이 되지 못한다면 예부터 선인(仙人)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수습당중구전후(收拾鐺中九轉後)
수습당중구전후(收拾鐺中九轉後)은 ‘솥에 모아 넣고 아홉 번 굴린 후에’라는 말인데 금단(金丹) 중 가장 뛰어난 구단(九丹)을 만드는 법을 의미한다.
갈홍(葛洪)은 ‘무릇 단약(丹藥)이라는 것은 오래 구우면 구울수록 영묘(靈妙)한 변화는 하는 것이다. 황금은 불 위에 놓고 몇 번이나 구워도 줄지 않으며, 땅속에 묻어도 영원히 녹슬지 않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물품을 복용하여 사람의 몸을 연마함으로써 사람을 불로불사(不老不死)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갈홍(葛洪)은 구단(九丹)을 만드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제1단(丹) 이름하여 단화(丹華)라 한다. 먼저 현황(玄黃)을 만들어야 한다. 웅황수(雄黃水)⋅반석수(礬石水)⋅융염(戎鹽)⋅노염(鹵鹽)⋅여석(礜石)⋅모려(牡礪)⋅적석지(赤石脂)⋅활석(滑石)⋅호분(胡粉)을 각각 수십 근(斤) 사용하여 육일니(六一泥)를 만든다. 이를 불 위에 얹으면 36일에 완성된다. 이것을 복용하면 7일 만에 선인(仙人)이 된다. 그리고 현고(玄膏)로 이 단(丹)을 환(丸)으로 만들어 강한 불 위에 얹으면 곧 황금이 된다. 그리고 2백 40수(銖)의 단(丹)을 백 근의 수은에 혼합하여 불 위에 얹으면 이것 역시 황금이 된다. 황금이 된다면 약은 완성된 것이다. 그리고 황금이 안 되면 다시 약을 밀봉(密封)하여 불 위에 얹는다. 날 수는 전술한 바와 같다. 이렇게 하면 반드시 완성된다.
제2단(丹) 신단(神丹)이라 이름한다. 또 다른 이름은 신부(神符)이다. 이를 복용하면 백날에 선인이 된다. 물이나 불을 건널 수 있다. 이 단(丹)을 발에 바르면 물 위를 걸을 수 있다. 이를 세 숟가락 복용하면 삼시구충(三屍九蟲) 등 모든 벌레가 소멸되고 만병이 낫는다.
제3단(丹) 이름하여 신단(神丹)이라 한다. 한 숟가락씩 복용하면 백일 만에 선인이 된다. 가축에 이를 먹여도 죽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이것을 마시면 칼을 맞고 창으로 찔려도 창이나 칼이 튀어 나간다. 복용하여 백일이 경과하면 선인(仙人), 선녀, 그리고 산천(山川)의 귀신이 모두 영접하러 온다. 그들이 인간처럼 뚜렷이 보인다.
제4단(丹) 이름하여 환단(還丹)이라 한다. 한 숟가락씩 백일 동안 복용하면 선인(仙人)이 된다. 주조(朱鳥), 봉황(鳳凰)은 머리 위에 내려오고 선녀는 곁에 온다. 한 숟가락을 취하여 1근의 수은에 섞어 불 위에 얹으면 곧 황금이 된다. 이 단(丹)으로 보통 사람의 눈 위에 글을 쓰면 모든 악귀가 피하여 도망친다.
제5단(丹) 이단(餌丹)이라 이름한다. 이를 복용하면 30일 만에 선인(仙人)이 된다. 귀신이 시중을 들고 선녀가 곁에 온다.
제6단(丹) 연단(鍊丹)이라 이름한다. 이를 10일간 복용하면 선인(仙人)이 된다. 그리고 홍(汞, 수은)을 이 단(丹)과 섞어서 불 위에 얹으면 이것도 황금이 된다.
제7단(丹) 유단(柔丹)이라 이름한다. 한 숟가락씩 백일 동안 복용하면 선인(仙人)이 된다. 이를 결분즙(缺盆汁)에 섞어서 마시면 90살의 노옹(老翁)도 아기를 낳게 할 수 있다. 이를 납에 섞어서 불 위에 얹으면 즉시 황금이 된다.
제8단(丹) 복단(伏丹)이라 이름한다. 이를 복용하면 그 날에 선인(仙人)이 된다. 이 단(丹)을 대추씨만큼 갖고 있으면 백귀(百鬼)가 피한다. 이 단(丹)으로 문 위에 글자를 써 두면 모든 악령(惡靈)이 들어오지 못한다. 그리고 도둑이나 호랑이⋅이리도 물리치는 힘이 있다.
제9단(丹) 한단(寒丹)이라 이름한다. 이를 한 숟가락씩 복용하면 백일 만에 선인이 된다. 신동(神童), 선녀가 시중들기 위해 곁에 온다. 날개를 사용하지 않고 가볍게 하늘을 날 수 있다.
정응백일가비한(定應白日可飛翰)
정응백일가비한(定應白日可飛翰)는 ‘응당 대낮에도 높이 날 수 있다’라는 말이다. 『포박자(抱朴子)』에는 금단(金丹)을 먹고 선인(仙人)이 되어 승천(昇天)한 사례가 몇 차례 등장하는데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황제 구정 신단경(皇帝九鼎神丹經)』에 의하면, ‘황제는 이 약을 복용하여 그대로 선인(仙人)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라고 되어 있다.
제9단(丹) 한단(寒丹)이라 이름한다. 이를 한 숟가락씩 복용하면 백일 만에 선인이 된다. 신동(神童), 선녀가 시중들기 위해 곁에 온다. 날개를 사용하지 않고 가볍게 하늘을 날 수 있다.
만약에 구전단(九轉丹)을 취하여 신정(神鼎) 속에 넣고 하지(夏至) 후에 이를 햇볕에 쬐면 정(鼎)은 차차 뜨거워진다. 이때 단사(丹砂) 한 근을 뚜껑 밑에 넣고 몸을 엎드려 상태를 살펴본다. 햇빛이 비치는 것을 기다리고 있으면 잠시 후에 끓는다. 반짝반짝 성스러운 오색 빛이 나고 곧 화(化)하여 환단(還丹)이 된다. 이를 꺼내어 한 숟가락 복용하면 곧 대낮에 승천(昇天)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