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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神仙)이 사는 섬에 왔으니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 第三十三絶

by 메티콘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 第三十三絶


최부(崔溥) 지음, 고광문 역주(譯註)


我來得到神仙宅 신선이 사는 섬〔제주도〕에 왔으니

採了天台劉阮藥 천태산 유신(劉晨)과 완조(阮肇)처럼 선약을 캐며

願學麻姑看海桑 마고선녀가 상전벽해를 본 일을 배우려 한다면

應將此身壺中托 이 몸을 응당 선경(仙境)〔제주도〕에 의탁해야 하겠지만


신선택(神仙宅)

신선택(神仙宅)은 신선이 사는 집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최부가 도착한 제주도를 의미한다.


천태유완(天台劉阮)

천태유완(天台劉阮)에서 천태(天台)는 중국의 천태산(天台山)이고 유완(劉阮)은 한(漢)나라 명제(明帝) 때 사람인 유신(劉晨)과 완조(阮肇)의 합칭이다. 『태평어람(太平御覽)』에 유신(劉晨)과 완조(阮肇)가 함께 천태산(千台山)에 가서 약을 캐다가 길을 잃고 선계(仙界)의 여인들을 만나 반년을 머물다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이미 수백 년 세월이 흘러 자기 7대손(代孫)이 살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마고 선녀-1.jpg

마고간해상(麻姑看海桑)

마고간해상(麻姑看海桑)는 ‘마고 선녀가 바다가 뽕밭으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라는 말이다. 갈홍(葛洪, 238~363)의 『신선전(神仙傳)』에 선녀 마고(麻姑)가 신선 왕방평(王方平)을 만나서, 그동안 동해가 세 번이나 뽕밭으로 변한 것을 봤다고 말하자, 왕방평이 웃으면서 “앞으로는 또 바다 속에서 티끌이 날리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신선전 호공.jpg

호중(壺中)

호중(壺中)은 호중천(壺中天)의 준말로, 호로(壺蘆) 속에 있는 별천지, 신선의 세계인데 여기서는 최부가 머물고 있는 제주도를 의미한다. 갈홍(葛洪, 238~363)의 『신선전(神仙傳)』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호공(壺公)이란 신선이 저잣거리에서 약을 팔고 있었는데, 모두 그저 평범한 사람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루는 비장방(費長房)이란 사람이, 호공이 천장에 걸어 둔 호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비범한 인물인 줄 알고 매일같이 정성껏 그를 시봉하였더니, 하루는 호공이 그를 데리고 호로 속으로 들어갔는데, 호로 속은 완전히 별천지로 해와 달이 있고 선궁(仙宮)이 있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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