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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티콘 Sep 28. 2021

북쪽 하늘의 자미원을 보니 임금이 생각나고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 第三十四絶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 第三十四絶     


최부(崔溥) 지음, 고광문 역주(譯註)


紫殿九重憶聖君 북쪽 하늘의 자미원을 보니 임금이 생각나고

白雲千里戀雙親 천리의 흰 구름을 보니 어버이가 그립네

此身猶未全忠孝 이 몸은 아직도 충효를 다하지 못했으니

不忍堪爲方外人 속세를 초탈한 사람이 될 수 없다네


자전구중(紫殿九重)

자전(紫殿)과 구중(九重)은 각각 자미원(紫微垣)과 구중궁궐(九重宮闕)을 말하는데 모두 임금이 있는 한양(漢陽)의 궁궐을 의미한다.

자미원(紫微垣)은 전통 별자리 체계인 삼원(三垣)의 하나로서 하늘의 천자(天子)가 사는 궁전이다. 중국에서는, 천체들이 일주운동을 하는 회전축인 천구의 북극 주변을 하늘의 왕이 머무는 궁전으로 보고 이를 자미원이라 하였다. 또한 봄철 한밤에 보이는 하늘에 하늘의 왕이 대신들과 정무를 보는 궁전을 별자리로 정해두고 이를 태미원(太微垣)이라고 하였다. 또한 태미원과 은하수 사이에 시민들이 살아가는 공간인 천시원(天市垣)을 정해두었다. 자미원, 태미원, 천시원을 삼원이라 부른다. 즉 중국의 별자리 체계는 삼원과 28수로 이루어져 있다. 자미원은 15개의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자미(紫微)는 ‘왕의 색깔’이므로 자미원은 왕의 궁전이란 뜻이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는 자궁(紫宮)이라고 하였고, 어떤 문헌에서는 자미궁(紫微宮)이라고도 하였다. 즉, 자미원은 자미대제가 사는 자미궁의 담장을 의미한다. 

    

백운천리(白雲千里)

백운천리(白雲千里)는 ‘천리의 흰 구름’이라는 말인데 부모님이 계신 곳이라는 의미이다. 『신당서(新唐書)』 「적인걸전(狄仁傑傳)」에 다음과 같은 고사가 전한다.

당(唐)나라 때 적인걸(狄仁傑)이 태항산(太行山)에 있을 때 그의 어버이는 하양(河陽)에 있었는데 하늘에 흰 구름〔白雲〕이 외로이 떠 있자 좌우의 사람들에게 “나의 어버이가 저 아래 계신다. 〔吾親所居 在此白雲下〕” 하고는 서글피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구름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자 그 자리를 떠났다.

     

방외인(方外人)

방외인(方外人)은 세속을 초월한 은사(隱士) 또는 고승(高僧), 도인(道人) 등을 통틀어 이른 말이다.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방내(方內)와 방외(方外)라는 말이 나오는데 방내는 세속의 법도 안에 사는 것을 말하고, 방외는 세속의 법도를 초월한 것을 말한다. 「대종사(大宗師)」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자공이 돌아와 그 사실을 공자에게 말했다. “어찌 된 사람들이 세련된 행동이란 없고, 자신의 육체를 도외시하고 있었습니다. 시체를 앞에 두고 노래를 하면서도 얼굴 빛 조차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그들은 세속의 밖에서 노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나는 세속의 안에서 놀고 있다. 이 세상의 밖과 안은 서로 미칠 수 없는 것인데도 내가 너에게 가서 문상을 하게 하였으니 내가 부족했다. 〔子貢反 以告孔子 曰 彼何人者邪 修行無有 而外其形骸 臨尸而歌 顔色不變 無以命之 彼何人者邪 孔子曰 彼 遊方之外者也 而丘 遊方之內者也 外內不相及 而丘使女往弔之 丘則陋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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