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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티콘 Jul 22. 2021

당신의 결혼 생활은 안녕하십니까?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을 읽고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차분하지만 방어적인 커스틴과 레바논 출신의 열정적이지만 공격적인 라비가 첫눈에 반해 콩깍지가 씌여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티격태격 살아가며 함께 사는 의미를 깨닫고 성숙한 인격체로 거듭나는 이야기입니다. 

    

“흥미롭고도 걱정스럽게도, 뚜렷한 파국이나 큰 행복 없이 수십 년 동안 지속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사랑의 진척에 관한 이야기로서 스스로에게 들려줄 만한 축에 들지 못한다.” (p18)  

   

작가는 어떻게 보면 우리의 삶과 별다를 것이 없을 것 같은 이야기 사이사이에 역사적, 심리적 해석을 담은 에세이를 끼워 넣어 책의 가치를 더합니다. 

이 책의 영어 제목은 『The Course of Love』로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The Art of Loving』의 실전응용편 같다는 느낌이 나에게 강하게 들었고 작가의 실존주의적 통찰을 음미하며 내가 살아온 인생을 다시 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사랑은 기술이고, 오랜 기간 그 기술을 습득한 사람만이 결혼을 할 준비가 된 것이라고’. 

    

“중요한 여러 분야에서 파트너가 우리보다 더 현명하고 합리적이고 성숙하다는 것을 인정할 때 우리는 결혼할 준비가 된 것이다. 우리는 그들에게서 배우기를 바라야 하고, 그들에게 지적당하는 것을 인내해야 한다. 또한 다른 순간에는 최고의 교사로서 모범을 보이고, 소리를 지르거나 상대방도 알리라 지레짐작하지 않고 우리의 제안을 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이미 완벽한 경우에나 서로 가르친다는 개념에 애정이 없다고 일축해버릴 수 있다.” (p283)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결혼을 해서 후회 한다는 것은 배우자와의 갈등 속에 모난 자신이 상처입고 닳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우리는 보다 성숙한 인격체로 거듭납니다. 안 하면 그런 기회의 상실에 따른 후회가 뒤따르겠지요.

이 책을 통해 사랑은 감정과 대상의 문제라기보다 연애와 결혼, 출산, 양육, 그리고 일상 생활을 지속하는 가운데 서로에 대한 보호, 책임, 존경, 지식이라는 것을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사랑 없이 살 수 없고’, ‘사랑해야만 하는’ 여러분께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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