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본 것은 이미 본 것을 모른 채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기억입니다
본 것을 어찌하지 못 한 나입니다
그날은 그날 손무덤 위로 고개를 들었습니다
구덩이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깊이에 비해 초라한 순간이 보았습니다
그 깊이 부릅뜬 눈을 감지 않고서 말입니다
질리고 말아 뇌까리고 뒤돌아 섰습니다
본 것이 본 것에 대해 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무덤은 무더기,
손을 쌓아 기도를 하는 모양입니다
손을 차곡차곡 포개어 높이높이 쌓아 올린 모양입니다
나는 손을 마주 잡고 하늘 높이 삿대질을 해댔습니다
손으로 떨어진 손을 하나 집어 그리 했던 것 같습니다
시선은 손무덤 너머로 손을 짚어 나아갔습니다
이미 잘린 것은 잘리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이미 깊이 파인 생각에는 덮는 생각이 필요하답니다
굽이굽이 흘러가고 가만히 지켜보았습니다
꼭 끌어 안아 보기 이제 보기를 그만둔 모양입니다
팔이 그만 팔리는 대신 눈이 눈을 감은 모양입니다
나는 팔이 잘리는 대신 눈을 잃은 모양입니다
제가 오늘 길을 잃은 것이 바로 그 때문입니다
제가 오늘 동사무소가 닫힌 뒤에야 문을 두들기고
사정하여 뒷문으로 이리로 들어온 것이 말입니다
제발! 경찰을 부를 일이 아닙니다
씨씨티비를 들여다볼 이유 또한 없습니다
제가 지각한 이유는 단지 그 때문인 것입니다
제가 지각한 이유는 보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보다 말았어야 했는데 보다 그만 팔렸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