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내가 나의 영웅들을 흉내 내어
단 한 글자라도
써 내려갈 수 있다면,
그것은 병
나의 병
병
만약 두 글자라면, 만약 세 글자라면
병자, 병자들
내게 능력이 허락돼 그 언젠가
그것이 다시 한번 진실로 허락된다면
그 언제나 병으로 시작했던
병
나의 병
이것은 병
병이
병자가
병자들은
병자들에게
병자들이 과연?
병자는 병자들로부터 언제?
병자들과 병자들이 또 어떻게?
병자가 병자들의 병자를 도대체 왜?
어느덧 낱말의 뭉치는 쏟아지는 사태가 되어
저 산 아래 마을로
내가 그렇게 경고했건만
병이라고!
아직 그 자리에 여전히
박혀버리고만 저곳을 향해
병
나의 병, 이것은 병
까맣고, 또 무겁게 덮어버리고는
끝나는 것이다
병인채로
병
이것은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