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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깨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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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래로 Jul 14. 2021

여름


부유하는 먼지에 가는 숨을 움켜 잡을 만큼

나 아닌 작은 모든 것들을 거부하고 싶은

적당히 그렇게 숨 막히는 날씨에


창문은 늘 굳게 닫혀있지만


너무도 이른 시간 언제나 알맞게

저 잠으로 나아가는 뇌가 흘리는 힌트 번쩍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두 눈꺼풀에 영사되는 이때


창문은 늘 굳게 닫혀있지만


털 난 웅덩이 깊은 곳으로 떨어지는 먼지와

날리는 먼지에 콜록하고 잊어버린 인과론 앞에

꼼짝없이 선 채 가진 것 모두를 내려놓으니

양심은 이미 있는 것으로 방법을 짓는 죄수이니


결코 탓하는 법이 없는 법칙이 잠에 드는

슬퍼하지 않는 이 꿈의 순간 어두운 방안

불어오는 기울어짐 이어지는 꼬꾸라짐이

살갗과 자의식을 잇는 스티커로 찐득하니

들떠 손뼉 치는 날씨에 곧게 앉아있는 자

베갯머리의 스며듦 부러움 여유로움이

관망하는 자이며 쉼 없이 쫓기는 자이니


창문은 언제나 굳게 닫혀 있지만

사라짐을 노래하며 하릴없이

기다리는 자이기도 한 그는


모든 것은 이미 열려질 대로 열려진 가운데

활짝 열려진 가운데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열림 이전의 닫힘의 기원을 좇고 있는 지금


창문은 늘 굳게 닫혀있지만

사라짐을 노래하며 하릴없이

기다리는 자이기도 한 그는

사라짐을 노래하며 하릴없이

기다리는 자이기도 한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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