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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깨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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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래로 Jul 10. 2021

뒤죽박죽으로 신은 오네

사각 공공칠가방에 담겨져 왔네

투명한 유리그릇 갖가지 공을 담아

마구마구 쏘아 재낀 자 누구인가요

아무래도 당신은 아닌 듯합니다만

벽에 되튀어 끼리끼리 부딪힌다 꽝하고

생존경쟁이 벌어지는 여기는 어디인가요

피가 튀고 살점이 흩날리는 그대들의 자리

아마 이곳은 그런 별자리 짓이겨진 별자리로

새카만 대지, 태양으로 덮여진 밤하늘 너머로

우주에서 바라본 취업시장은 활황입니다만

새벽녘 찢어진 카펫 위를 또르르 구르는 눈알처럼

슈트를 차려입은 채 다가오는 그대는 누구인가요

온몸을 통통 튕기며 바닥으로 기어 오는 그대

그 발걸음을 땅 속으로 푹푹 쏘아붙이며 다가오는

그대는 도대체 어쩌다 이런 곳까지 오시게 되었나요

하고 내가 해야 할 말을 담배를 뺏어 물듯 그 입을 여는

말없이 웃으며 아무 일 없이 다가오는 그대는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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