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서 보다]세상을 잇는 다리

그림책에서 보는 엄마가 행복한 육아

by 연화향

세상을 잇는 다리

필레몬 스터지스(글)/자일스 라로슈(그림)/김연수(옮김)/문학동네어린이(출판)


여행 중에 가볼만한 곳을 찾다보면 ‘OO다리’가 종종 소개됩니다.

그만큼 다리가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크다는 것이겠죠.

역사적으로나 모양새나 다리가 거기 있는 이유 등에서 말이에요.

여러분은 다리를 어디까지 건너보았나요?


제게 가장 먼저 기억나는 다리는

어릴 적 시냇물을 건넜던 돌다리에요

제가 살던 마을에서 산으로 가려면 그 돌다리를 건너야만 했죠.

동생 둘을 데리고 자주 산으로 놀러 다녔는데,

돌아오는 길에 노을빛에 물든 다리를 건너다보면

어느 새 우리도 같은 색으로 번져갔어요.

그 시절 아름다운 추억이 가슴에 가득해지니

입가엔 흐뭇한 미소가 절로 번집니다.

그 돌다리를 함께 건넜던 계절들도 하나하나 떠오르네요.


여행지에서 만난 다리도 생각납니다.

캠브리지의 수학의 다리와 런던의 타워 브릿지.

세느 강의 퐁네프의 다리와 지베르니 정원의 일본다리,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다리인 루체른의 카펠교,

베네치아의 리알토 다리와 체코 프라하의 카를교,

드레스덴에서 엘베 강을 건넜던 아우구스투스 다리,

방콕 근교 칸차나부리의 콰이강의 다리

교토에서 자주 오갔던 가모강의 시조대교 등등.


다리에 관한 추억을 되살릴 때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그때의 다리에 서있거나

바라보거나 오고 갔던 순간으로 돌아가네요.

천진난만했던 초등학교 때 나를 만나기도 하고,

행복을 찾아 홀로 배낭여행 했던 나의 곁에 서기도 하고,

신혼여행을 즐기던 어여쁜 나와도 마주치고요.

그림책 <세상을 잇는 다리>는

지금 세상의 내가 그때 세상의 나에게로 가는

다리가 되어 줍니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알려진

골든 게이트 브리지, 타워 브리지, 코노코치그 수로교,

세고비아 수도교, 아푸리막 강을 건너는 다리, 리알토 다리 등등.

그림책에서 보여주는 열다섯 개의 다리는 특별하게 아름답습니다.

섬세하고도 정교하게 계산하여 자르고 오린 종이로

다리며 사람이며 동물, 나무 등을 치밀하게 표현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인가 다리가 더 실감나게 느껴집니다.

여기에 다리마다의 건축적 특성과 기술, 역사와 전통,

다리에 얽힌 이야기까지 충실한 정보가 더해졌어요.

그 완성도가 얼마나 높은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답니다.

열다섯 번째 다리인 브루클린 브리지가 끝인가 했는데

마지막엔 꿈이 지나가는 다리로 무지개를 보여 주어요.

실존하는 다리를 넘어 보이지 않는 다리를 상상해 보라는 것이죠.

또 다른 차원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마음에 담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이 책이 깊이를 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네요.


보이진 않아도 세상을 잇는 다리를 상상해 봅니다.

그때와 지금을 잇는 추억의 다리,

나의 마음이 너의 마음에 가닿는 공감의 다리,

삶이 죽음으로 가는 시간의 다리,

없는 것이 있는 것이 되는 생각의 다리

전쟁을 놓고 평화와 손잡는 친절의 다리,

나와 너, 동물과 자연이 공존하는 존중의 다리...

또, 어떤 다리가 있을까요? 여러분도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어떤 다리인지도요.

나는 세상에 어떤 다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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