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우리는 점점 가족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늘이 노래지고 뱃속이 꼬이고 뒤틀려 끊어질 것 같았다.
이번 주 화요일 아침.
이상하게 출근하기 전부터 배가 묵직하니 아팠다.
(밤톨군과는 이미 신혼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 중이라) 아침저녁으로 밤톨군이 따뜻한 손으로 내가 아프다고 하는 곳들을 쓰담쓰담 해주곤 했는데, 그날도 그랬다.
연차를 쓰고 쉴까 고민했지만 결혼을 준비하면서 여러 번 쉬는 날이 많았기에 무리를 하더라도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거북한 속을 부여잡고 어렵게 지하철로 출근했는데 이상하게 더 속이 안 좋아졌다.
급히 회사 앞 내과로 가 진찰을 받고 피검사까지 마쳤다.
세균성 급성위장염인 것 같다며 링거 영양제와 항생제를 처방했다.
항생제를 맞으니 천정을 보고 바로 누워있기도 힘들 정도로 속이 메슥거려왔다.
앉았다 옆으로 돌아누웠다. 몸을 비틀었다. 하기를 1시간..
고통스러운 링거 투여 시간이 지나고 침대를 내려오니 오히려 더 속이 메슥거리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도저히 사무실까지 혼자 걸어갈 용기도 나지 않았다.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겨우 약국을 갔지만,
약국에서 처방약을 다 제조하기도 전에 그곳을 뛰쳐나와 속을 다 게워내야만 했다.
상황이 점점 더 좋아지기는 커녕 몸과 정신상태가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두려웠다.
정말 이대로 정신을 놓고 쓰러지거나 죽을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의자에 제대로 앉아 있을 기운도 없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사무실로 돌아와 바닥에 주저앉았다.
밤톨군에게 겨우겨우 전화를 해 나를 좀 데리러 와달라고, 무리한 부탁인 줄 알면서도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했기에 그에게 나의 안전을 맡겼다.
조건 없이 기대도 되는 사이.
나를 온전히 내 비출수 있는 사람.
나의 건강과 안전을 자신의 것처럼 아껴주는 사람.
우리가 그냥 연애 중인 연인 사이였다면,
나는 오히려 동생이나 가족에게 연락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정말 크게 병치레를 하면서 이제는 밤톨군이 진짜 나의 가족이구나...
라는 생각을 더욱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혼식까지 이제 6일.
부디 무탈하게 잘 보내고 행복한 토요일을 맞이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