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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원 Oct 10. 2022

쌀국수

슬픈 날이었다.

한강에 갔다.

바위에 앉아서 강물을 바라봤다.

눈물이 났다.

이어폰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노래를 따라 불렀다.

처음에는 나지막히, 나중에는 소리를 지르면서.

한 시간쯤 노래를 불렀다.

마음 한 구석이 시원해졌다.

불현듯, 어린 시절 주현이가 슬픈 날에 노래방에서 혼자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너 외로웠구나.

피식 웃음이 났다.

목이 아팠다.

배가 고팠다.

쌀국수집에서 쌀국수를 먹었다.

국물이 뜨끈했다.

그날 내가 왜 슬펐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쌀국수 맛은 기억난다.


오늘 아침 눈을 뜨니

쌀국수가 먹고 싶었다.

한강에 가서 쌀국수를 먹었다.

날은 추웠고 국물은 뜨끈했다.

주현이에게 전화가 왔다.

피식 웃음이 났다.

슬픔이란 사실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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