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날이었다.
한강에 갔다.
바위에 앉아서 강물을 바라봤다.
눈물이 났다.
이어폰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노래를 따라 불렀다.
처음에는 나지막히, 나중에는 소리를 지르면서.
한 시간쯤 노래를 불렀다.
마음 한 구석이 시원해졌다.
불현듯, 어린 시절 주현이가 슬픈 날에 노래방에서 혼자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너 외로웠구나.
피식 웃음이 났다.
목이 아팠다.
배가 고팠다.
쌀국수집에서 쌀국수를 먹었다.
국물이 뜨끈했다.
그날 내가 왜 슬펐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쌀국수 맛은 기억난다.
오늘 아침 눈을 뜨니
쌀국수가 먹고 싶었다.
한강에 가서 쌀국수를 먹었다.
날은 추웠고 국물은 뜨끈했다.
주현이에게 전화가 왔다.
피식 웃음이 났다.
슬픔이란 사실 이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