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 와서 딴소리야. 나를 뽑은 게 너희잖아!"
이는 간교한 억지 논리에요. 우리가 권력자를 뽑았다 하더라도, 실제로 그 법을 발의하고 집행한 것은 권력자예요. 우리는 누구도 비상계엄을 선포해도 좋다고 허락한 적이 없어요. 하지만 권력자들은 당선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권력(폭력과 독재)을 행사할 수 있게 돼요. 이처럼 대의민주주의는 법을 통해 독재를 할 수 있는 '입법 독재'의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어요.
흔히 우리는 선거를 '정치의 꽃'이라고 말하죠. 이는 틀린 말이에요. 정치의 꽃은 시위예요. 주어진 조건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대의민주주의로서 권력자를 선출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는 '정치'라기보다 '치안' 혹은 '치안의 시작'에 가까울 거예요.
진정한 '정치'는 단호한 시위에 가까워요. 선출된 권력자들이 우리의 동의 없이, 혹은 우리의 의사에 반하는 권력 행사를 할 때 단호하게 저항하는 시위 말이요. 도로를 시위의 공간으로 변형할 때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갈 수 있어요. 진정한 민주주의는, 진정한 주권자는 그렇게 탄생하게 돼요.
- <생각이 많은 10대를 위한 철학 사전>(황진규 저)에서 발췌, 시의에 맞게 편집
저의 437명의 구독자 여러분,
오늘 '정치'의 공간에서 만나요.
https://www.youtube.com/watch?v=6YXJ4v1LM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