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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윤 Dec 01. 2023

혹시 지금 당신 '진짜' 취미가 뭐죠?

숨 막히는 일상에서 트여 숨 쉴 수 있는 진짜 나의 활력소는 무엇일까

취미,

단순 노동이 아닌 흥미로 하여금 나에게 자기 계발의 시간을 주어지는 것


사람이 살면서 능동적으로 주체가 되어 빛날 일이 일상 속에서 얼마나 있을까?

얼마 전 군대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야, 혹시 내가 만들던 슬램덩크 퍼즐 알지? 그것 좀 소포로 보내줄 수 있어?"

"뭐? 퍼즐? 퍼즐은 왜 보내달라는 거야"


"사실 그게 내 취미야..."


휴대폰 넘어 수줍게 말하던 신장 180cm 듬직한 그의 음성에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픽 하고 나왔다.

그와는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지라 그의 부탁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 아이의 어머니가 꺼내주신 슬램덩크 퍼즐을 유리병에 넣어 보내주었지만 몇 개월 전 그 일이 아직도 뇌리를 스친다.


군대를 가보진 않았지만 자유롭지 않은 환경에서 스무 살 초반인 그는 얼마나 자유를 갈망했을까?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왠지 모를 씁쓸함과 함께 헛헛함이 찾아오는 건 자유롭지 못한 그가 생각나서일까 아니면 취미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그 입장을 알 것 같아서 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확실한 건 문화생활과 사회로써 괴리가 있는 곳에서도 친구는 퍼즐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작년의 나의 모습이 생각난다.

나름 한국에서 유명한 예술 대학을 다니고 있지만 영상학과 특성상 계속된 프로젝트와 팀플 과제에 헉헉 대며 살아왔기에 이에 지쳐 많이 예민해진 내가 생각난다. 수 없이 학교 입학 준비할 때 취미와 특기를 만들고 공부했던 내가 없어지고 주어진 일에만 기계처럼 결과물을 내는 영상 기계가 된 셈이었다.


누구보다도 일상 속 영감을 찾아내 사람들에게 유익함과 새로움을 창출해야 하지만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나만의 특별함을 잃어가는 중이었다.


방학 동안 취미가 없어 행복감을 상실해 사진 속 나는 무표정의 연속이다. 그러나 내가 다시 하여금 웃음을 되찾고 미운 말이 나가려는 도중 예쁜 문장으로 만들게 될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베이킹'이었다.


돌이켜보면 난 원래 학창 시절부터 취미가 정말 많은 사람이었다. 특히 졸업식과 입학식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순간이면 늘 쿠키라도 구워 선물하곤 했다.

겉보기엔 낭만파에 속한다. 또한 재료비 낭비하며 그저 헛짓한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순 있지만 나에게 베이킹은 그저 의미 없는 생산활동도 아닌 내 삶의 진정한 재미이자 표현의 수단이었다.

어쩌면 영상과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다.


왜 내가 베이킹에 열광하는가?


첫 번째, 만드는 과정에선 청결과 재료에 힘쓰는 나의 바람직한 모습이 떠오른다.

두 번째, 레시피를 나만의 레시피로 바꿔 맛에 플러스 요인을 가하는 점

세 번째, 10g 정도라도 잘못 컨트롤해 재료가 더 들어가거나 덜 들어갔을 때의 맛의 차이에 있어 세심함에 신경 써야 하는 점

네 번째, 만드는 과정에서만 수많은 긴장감과 설렘으로 얽힌 순간

다섯 번째, 굽고 나서 그 사람을 위해 편지를 쓰고 포장을 준비하는 순간

받는 사람의 기뻐하는 표정과 반응이 상상되고  또 주고 나서 직접적으로 바로 들려오는 맛에 대한 평가는

직접 만들어 선물한 이만 아는 표현의 경험적 산물이다.


취미는 자신이 즐거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냥 아이처럼 좋아하는 것보단 왜 하고 있고 자신이 이걸 하는 것을 왜 좋아하는 아는 사람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나는 베이킹을 하며 생산적이고 능동적인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란 걸 느꼈으며 생각보다 세심하고 꼼꼼함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줄 아는 성향까지 발견했다. 21살인 내가 처음 나를 알아가는 새 출발의 좌표가 된 셈이다.


이 글을 쓰며 여러분 꼭 취미를 만드세요! 라며 요구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부정적인 순간에서 긍정 호르몬으로 바꿔줄 수 있는 건강한 습관이자 행동인 나의 취미의 중요성을 여러분도 한 번쯤 느낀다면 자신과 조금 더 친밀해질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를 알아보기 위해선 이름, 나이, 취미 정도는 소개팅이나 알아보기 위한 자리일 때 물어보는 것이 기본 인사로 볼 수 있다.

요즘 mbti를 물어보고 빠르게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나를 잃기 쉬운 가운데 지금부터라도 슬로우 취미를 가져 진정한 나를 알아보는 것이 어떨까?


인간관계를 유지하거나 이어가기 위해선 중요한 취미를 이제는 방치하지 말고 자신을 보여주는 제2의 방법으로 이용한다면 상대방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기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브런치 첫 글을

굉장히 고민했다.

난 새로움을 창출해 시청각적 즐거움을 선사해 줄 의무를 갖는 영상 전공 대학생이자 기획자이다.

이 글을 읽어준 고마운 누군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본인이 콘텐츠가 되는 특별한 시대에 우리 모두는 세상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도 각자의 이야기가 가장  빛나는 존재이다. ”

자신의 색을 찾아 주체적인 삶을 그려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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