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다 잊은 말 - 버둥

by 미윤

안녕, 꿈에 네가 나왔더라

구해도 없을 내가 항상 좋아한 오묘한 주황빛과 노랑이 감도는 튤립 다섯 송이를 들고 말이야

미안해 더 이상 안아주지 못해 꽃마저 웃으며 받아주지 못해서



그득한 미안함 들고 몇 개월 만에 글 앞에 내가 선다.

다른 사람 아닌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될 줄 어젯밤 꿈에서나 알았을까?

다신 사랑을 믿지 않겠다던 나에게도 25년의 꽃봉오리가 찾아오나 보다.


이젠 나도 4년을 만난 너를 잊고 여느 사람들처럼 다시 다른 사람을 만날 준비가 되어있나 보다.

이젠 다른 사람을 보아도 네가 떠오르지 않는 시간이 생겼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나를 가스라이팅 한다.


너도 그 사이 누군갈 만났던데 서로에게 첫사랑이었던 우리가

다른 사람을 염두에 두고 살아가는 이 마음을 공유하고 싶다.

많이 궁금하다.


무색하게도 생각을 열거한 채 시간은 속히 흘렀고,

스물 하고도 몇 그 어딘가 불안정한 상태로 너와 난 한참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다.


그냥 미안하다.

나라도 너와의 인연의 실을 붙들고 있어야 했는데 그게 도리 같았는데 잘 되지 않았다.

세기의 사랑이라고 생각한 네가 금방 다른 사람을 만나버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만난 그 사람과 너는

너무나도 잘 어울려 보여 괘씸했다. 옛날처럼 나도 베풀 마음의 아량이 없다.


차가워진 마음을 되돌릴 수 없나 보다.

나의 잘못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감당하기 힘든 시간이 흘러 벅차다.


너도 얼마 전 떠오른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았을까? 여자친구 영상전공이라고 바쁜 시간 쪼개 유행하던 드라마, 영화는 다 찾아보고 분석하던 네가 아련하다.

금명이가 영범이랑 헤어질 때 그런 말을 하더라

"너랑 나 둘 다 잘 못 한 거 없어 그냥 헤어지는 거야 우리..."

빌라 앞 영영 이별을 고하며 울던 그 두 사람 모습이 울음이 귓가에 남는다.


멀리서 보면 그 둘의 문제점이 확실히 보인다. 영범이는 여자친구를 자신의 어머니와 떼어놓을 만큼 금명이가 소중하지 않았던 것이었고 금명이는 그런 남자친구를 그대로 안아줬던 것이다.

하지만 가까이서 본 그들의 심경에서 본다면 둘은 사랑해서 헤어진 것이다.

우리와 너무 닮아 그냥 말을 하지 못하고 11회는 엉엉 울며 보았다.


사랑해서 헤어진다..

경험해 본 이들은 그 아픔을 잘 알지 않는가

이 사람이랑 있으면 나의 발전이 없는 걸 알기에, 이 사람과 살면 나의 미래가 없기에, 이 사람과 있으면 나의 빛을 잃기에 등 남녀사이엔 왜 그렇게 따져야 할 게 많은지 어렵다.


나 또한 당신과 가치관이 달라 현재는 사랑했지만 분명 충돌이 있을게 보이기에 미리 피했다.

지금도 후회하지 않으려 기억력이 금붕어이지만 충분히 곱씹는다.


주워 담지 못할 막말처럼 찢기지 않는 네 컷 사진이 그대로 추억함에 남아있다. 당신과의 연고는 나의 구석에 박힌 사진꾸러미들만 기억할 것이다. 서서히 잊혀간다. 너와의 시간은 마치 그 사진 안에선 고스란히 남아있는 듯하다. 사실 사진 속 우리가 보고 싶어 한다.


이게 마지막 너와 회고가 되겠지

이제 새롭게 채워볼게 좋은 인연, 스친 인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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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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