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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ight M May 15. 2017

Borderless,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답을 구하다

점차 사라지는 광고시장의 경계

CJ E&M MEZZOMEDIA 사업전략팀


최근 광고계에는 ‘Borderless’라는 용어가 대두되고 있다. 광고업계에서 이야기하는 ‘Borderless’는 광고주가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제작사와 직거래하는 현상, 또는 대행사 업무 범위의 변화 및 여러 형태의 대행사, 제작사들의 출현으로 인해 전통적인 광고시장의 경계가 붕괴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처럼 가속화되고 있는 업계의 ‘Borderless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야 할 것인가? 2017년 광고계를 이끌어 갈 모두가 함께 고민해보아야 할 과제이다.


전통적인 광고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도달했다. 벌써 몇 년째 방송 · 인쇄 · 옥외 광고 매출이 모두 줄거나 제자리이다. 물론 시국 불안정이나 경기 침체도 한 몫을 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하다. 디지털 광고 시장의 경우, 같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포털 ‘네이버’를 들 수 있다. 대한민국 디지털 매체의 대명사인 네이버의 경우, 이미 4년 전에 지상파 3사의 광고 매출을 앞질렀다. 최근 그 격차가 더해져, 2016년 네이버 광고 매출은 약 2조 9천500억 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1조 5천395억 원을 기록한 국내 3,736개 신문광고 매출의 거의 2배에 달한다. 물론 지상파 방송 3사의 광고 매출액 1조 2천300억 원은 멀찌감치 제친 바 있다. 지상파 TV광고 매출액을 앞지른 지 불과 4년만에, 2배가 훨씬 넘는 격차를 만들어 낸 것이다. 또, 최근 몇 년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동영상’의 인기에 힘입어, 네이버 TV캐스트와 카카오TV를 통해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SMR(스마트미디어렙)의 성장도 괄목할 만하다. 업계의 자료들을 종합해 볼 때, SMR의 2016년도 매출은 전년대비 200%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광고계는 ‘Borderless’라는 또 다른 상황에 직면해 있다. 최근 광고업계에서 이야기하는 ‘Borderless’는 광고주가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제작사와 직거래하는 현상, 또는 대행사 업무 범위의 변화 및 여러 형태의 대행사, 제작사들의 출현으로 인해 전통적인 광고시장의 경계가 붕괴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러한 상황은 온라인 · 오프라인 할 것 없이 광고계 전반에 걸친 현실이나,파급의 면에서는 전통 광고 업계의 타격이 더 큰 듯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통적인 광고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도달해 매출이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고 있어 그 현실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마치 ‘내우외환(內憂外患)’의 형국이라고 할 법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이를 위해서는, 먼저 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Borderless 현상’에 대해 먼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애드테크 및 프로그래매틱 광고의 발전으로 인한 자동화 플랫폼의 등장을 가장 큰 요인으로 들 수 있다. 사람이 했던 일들을 기계가 대신하면서, 일부의 프로세스는 없어지고, 몇몇 업무들은 그 범위가 축소되었다. 또, 광고주가 고객의 유효한 데이터들을 직접 보유하는 환경으로 변화되면서 광고주에 의한 다양한 시도들도 전통적인 프로세스를 뛰어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특히 게임과 커머스 분야에서 이러한 시도들이 부쩍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제 프로그래매틱 광고가 더 이상 디지털 광고 분야에서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기에, 지금의 변화들은 그 시초의 단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동화된 광고 플랫폼의 등장은 브랜드의 ‘인식’ 보다는 ‘행동’을 유도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소위 ‘퍼포먼스 광고’, 유저 개개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오디언스 타기팅 광고’ 등의 트렌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면, 더 이상 광고가 아니다’는 말이 흘러나오는 것은그만큼이나 고객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해진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변화된트렌드는 기존 시장의 프로세스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플랫폼 및 광고 상품의 국내 시장의 진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 생각된다.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해외 유명 플랫폼은 물론, 다양한 모바일 네트워크 및 광고 상품, 각종 솔루션 등이 이미 국내에 상륙해 그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광고시장 역시 디지털 기반으로 움직이면서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경쟁 범위도 넓어진 탓이라 하겠다. 세계적인 광고 시장의 동향으로 볼 때, 이러한 현상은 해를 갈수록 더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측면들로 볼 때, ‘Borderless 현상’은 빠르게 변화하는 광고 비즈니스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일종의 ‘비즈니스 피벗(Business Pivot¹)’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기존의 광고 집행 프로세스를 따르자니 생존 자체가 어려운 환경이 거듭되면서, 나름의 살 길을 찾고자 주요 사업 방향에 변화를 주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업무 범위도 기존과는 다르게 바뀌거나 특정 분야의 전문화를 요구하게 되며, 다양하고 새로운 형태의 대행사와 제작사들이 출현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생존을 위한 변화를 무조건 색안경을 쓰고 볼 일은 아니다. 다만 업계에서 우려하는 바는, 이러한 현상들이 쌓이고 쌓여 자칫 광고계 전반의 프로세스가 망가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앉아서 지켜볼 수만은 없는” 것 또한 광고계의 현실이다.

¹ Pivot은 "린 스타트업"을 저술한 에릭 리스가 사용한 용어로,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된 후 의도하지않았던 시장상황에 직면하거나 고객 반응이 나타났을 때, 비즈니스 모델이나 전략에 변화를 주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자세로 변화하는 광고 시장을 바라봐야 하는가? 또, 그에 따른 해결책은 무엇일까? 필자는 디지털 광고 업계가 거쳐왔던 최근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그 답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모바일 시대로 진입한 이후, 디지털 광고 업계는 이미 이러한 변화들을 앞서 경험한 바 있다. 미디어 CPND² 생태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중심이 변화하는 것을 체험했던 것이 바로 디지털 광고 업계이다. 과거 이동통신사 중심의 네트워크 사업자가 콘텐츠와 플랫폼, 디바이스를 이끌던 시대에서, 이제는 콘텐츠 사업자 또는 플랫폼 사업자가 그 대세를 이끌기 위한 경쟁구도에 뛰어들었다. 모바일 시대는 이동통신사의 무게 중심이 콘텐츠와 플랫폼 사업자로 자연스럽게 옮겨가게 이끌었다.

² IT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4가지 요소.
C (Contents) - P (Platform) -N (Network) - D (Device)


예를 들어 보자. 글로벌의 경우, 구글은 안드로이드(플랫폼)와 유튜브(플랫폼) 등의 경쟁력 있는 미디어를 통해 광고사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토종 소셜미디어를 제치고 국내의 거점 확보에 성공했으며, LTV(Life Time Value, 생애전환가치)를 통한 광고효과를 제시하며 플랫폼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평균 시청률 20.5%를 기록하며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콘텐츠)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여준 좋은 예이고, 이 인기에 발맞춰 1월부터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전환해 유입률을 극대화 한 TVING(플랫폼) 서비스도 콘텐츠와 플랫폼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또, 최근 잇따르고 있는 콘텐츠 기업의 분사(포도트리, 네이버 웹툰)와 투자(레진코믹스, 포도트리, 문피아), 코스닥 상장(미스터블루) 등의 잇따른 호재가 보도되는 것 또한 이런 현상을 뒷받침해주는 사실이다.


특히 모바일 시대를 맞아 매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촉발하며 현재의 복잡하고 전문적인 디지털 기반의 광고 시장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광고 업계는 이때부터 먼저 ‘Borderless 현상’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앞서 잠시 언급했던 ‘퍼포먼스’ 광고가 새롭게 광고주의 구미를 끌어당겼다. 전에 없는 대행의 영역이 생겨났다. 따라서, 이러한 ‘퍼포먼스’ 분야의 광고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대행사, 제작사들이 생겨났다.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기존의 영역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이러한 변화들을 더 빈번하게 체감할 것이라 전망되고, 이러한 미디어의 환경 변화는 디지털 광고 업계와도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있다. 월 666.5분을 기록해 ‘체류시간 1위’라는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유튜브의 프리롤(Pre-roll, 동영상 사전 광고) 수익은 실로 놀라울 정도로 크다. 올 초엔 유튜브의 BJ 후원 시스템 ‘슈퍼챗’을 국내에서 테스트했고, 페이스북 역시 미드롤(Mid-roll,동영상 중간 광고)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업계 Borderless 현상’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인고의 과정이자, 생존을 위한 생태계의 발전과정이라 여겨진다. 기술과 미디어의 변화, 이에 따른 콘텐츠의 변화와 트래픽의 변화로 인해 잃어버린 고객을 찾거나, 향후 유효한 고객의 데이터를 얻기 위한 과정인 것이다. 따라서, 이를 정책적으로 규제하려는 제재조치 보다는 유연하게 순응하는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들어오는 밀물을 막으려고만 할 게 아니라, 간척 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일궈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인가?


1. 규모를 맞추기 보다는 속도를 따라잡아야 한다.

“덩치가 큰 기업이 항상 작은 기업을 이기는 것은 아니지만, 빠른 기업은 언제나 느린 기업을 이긴다”는 시스코 시스템즈의 회장 존 챔버스의 말처럼, 디지털 광고업계는 빠른 미디어 변화에 대응하면서 시장의 속성 자체가 “빠른 속도감”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광고시장은 디지털 광고시장의 변화 과정을 선례로 삼아 변화의 속도를 체감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2010년에 즈음하여 온라인 쇼핑몰은 큰 위기를 맞았다. 모바일 시대를 겨냥한 ‘소셜커머스’가 급속도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 백만 개의 상품을 보유한 온라인 쇼핑몰이 기껏해야 몇 천 개 상품밖에 취급하지 않는 소셜커머스에 트래픽이 밀리기 시작했다. 이는 태생부터 모바일을 겨냥한 소셜커머스에 비해, 온라인 기반으로 설계되고 운영되어 온 온라인 쇼핑몰의 비대함은 그 속도를 따라잡기 버거웠다. 어찌 보면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 생각된다. 모바일 시대는 순간이 곧 위기이자 기회이다. 우리도 이 점을 직시해야 한다.


2. 전문성에 갇힌 좁은 시야 보다, 유연성에 기반한 넓은 시야를 갖춰야 한다.

서두에 얘기했듯, 2016년 가장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한 곳 중 하나가 바로 SMR(스마트미디어렙)이다. 전년 대비 200% 이상의 매출 성과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모 신문기사에서 표현한 것처럼 “쪼개기만 했는데 연 매출 300억…” 시대를 열며 SMR의 영향력을 증명했다. 지상파 TV 콘텐츠라는 위치와 부담을 내려놓고 고객의 선호에 맞는 형태로 단순화, 경량화시킨 것이 유연성에 기반한 넓은 시야의 가장 좋은 예라고 생각된다.


3. 합종연횡(合縱連衡)과 전략적 복안을 통한 신규 수익 창출이 절실하다.

또, SMR은 대표적인 합종연횡의 사례가 아닐까 싶다. 국내 방송사들의 힘으로 글로벌 플랫폼(유튜브)에 정면으로 맞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일궈냈다. 새로운 사업영역에 도전하며 노출된 내부의 약점을 합종연횡을 통해 극복하는 것이다. 강력한 파트너십, 또는 전략적인 MOU나 과감한 M&A가 합종연횡의 대표적 케이스가 될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의 연합은 기존의 수익을 그대로 나누어 가졌다는 한계성을 지닌다. 따라서, 앞으로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 보다 넓어진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어려운 숙제가 남아있다.




그러므로, ‘업계 Borderless 현상’을 현명하게 극복하고 또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통 광고 시장 외에 또 다른 도약이 필요한 것은 자명한 일이다. 어떠한 광고 분야를 막론하고 디지털로, 글로벌로, 광고 외 수익사업으로, 확장하고 성장하기 위한 유연성이 필요하다. 변화의 시기를 통감하고 함께 혁신하는 조직과 실행방안 역시 절실하다. 디지털 광고 업계에선 2016년 코스닥에 상장한 에코마케팅과 2017년 1월 개국한 다이아TV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에코마케팅은 검색광고 대행사에서 시작하여 퍼포먼스와 글로벌을 앞세워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사례로 알려져 있다. 또, CJ E&M은 1인 창작자 전문 방송 채널 다이아TV를 개국하여 말 그대로 MCN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MCN이 온라인, 모바일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고객을 만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물론 앞으로의 변화가 어떠할 것이라고 모두 예측할 수는 없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앞으로의 전진을 위해서는 우선 한 발짝부터 내딛어야 하는 것이 순리이고 진리이다. 변화는 혁신에서 시작되지만, 혁신은 변화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시작조차 되지 않는다.


2017년,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고 현명하게 극복해나갈 우리 광고업계의 선전을 기원한다.



※ 이 글은 2017년 '광고계 동향' 1/2월호 에 실렸던 메조미디어 사업전략팀 진현석 팀장의 기고를 다시 인용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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