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Tech 컨소시엄, 미디어 연합, 경쟁 SNS의 三面楚歌
CJ E&M MEZZOMEDIA 트렌드전략팀
Google과 YouTube의 지주회사 Alphabet의 2분기 매출이 지난달 24일 발표되었다. Google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수익으로도 월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구글 검색 광고에 대해 유럽연합이 부과한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약 27억 달러, 약 3조 원)*을 납부하고도 35억 달러(약 4조 원) 수준의 이익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유럽 연합과의 법정 공방과 벌금이 없었더라면 분기 손익은 전년 대비 40%나 급증했었을 것이다.
*유럽연합은 구글이 상품 검색 결과를 노출할 때 자사의 쇼핑 서비스인 ‘구글 쇼핑’을 경쟁사보다 상단에 노출한 것이 독점적 검색 엔진으로써의 시장 지배력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 벌금을 부과했다.
Facebook도 마찬가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9%, 순익은 71% 증가했다. 특히 Facebook의 이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는 모바일 광고가 견인했는데, 2분기 페이스북의 모바일 광고 매출액은 전체 매출의 87%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시장 조사기관 Pivotal Reserach에 따르면 약 100조 원에 달하는 미국의 광고 시장 매출 중에서 Google과 Facebook 두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70%에 육박한다.
지금 같아서는 Google과 Facebook 중심의 시장 구도가 영원할 것만 같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권불십년이라고 했다. 화무십일홍이라는 말도 있다. 아무리 강력한 권력도 화려한 꽃도 그 끝이 있기 마련이다. 몇 년 도 아니고 몇 개월 사이에 트렌드가 바뀌는 디지털 광고 업계라면 더욱 그렇다.
특히, 최근 Google과 Facebook의 독점적 지위에 반발하는 세력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권토중래, Google과 Facebook의 성장에 밀려 디지털 광고 시장의 변두리로 몰렸던 이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그 와중에 신흥 경쟁자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지금부터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의 Google과 Facebook 독주를 견제하는 세력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Google & Facebook 중심 시장 구도에 가장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보여주는 것은 Ad Tech 업계다.
지난 5월 대표적인 Ad Tech 기업 AppNexus, Liveramp, MediaMath 세 업체가 주축으로 Ad Tech 컨소시엄이 출범했다. 이들은 모두 Programmatic Buying, DSP, DMP분야의 선도적인 기술을 보유했지만 Google과 Facebook에 밀려 광고 시장의 주도권을 잃어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외적으로는 Programmatic buying을 통해 개선된 Target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표방하고 있지만, Google과 Facebook의 시장 잠식에 따른 위기감 때문에 손을 잡은 것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많은 이유다. 이 외에도 최근 Sizmek에 인수된 AI DSP 기업 Rocket Fuel을 비롯, Index Exchange, LiveIntent, OpenX 등 총 7개 애드테크 업체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Ad Tech 컨소시엄은 각 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들을 표준화해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서 Google과 Facebook이 제공하는 수준 이상의 타겟팅을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Facebook과 Google의 벽에 둘러싸이지 않은 온라인 영역 및 오프라인까지 포함해 잠재 고객을 발굴해낼 수 있다는 것에 승산이 있다고 컨소시엄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Google, Facebook의 독주에 발등이 불이 떨어진 것은 Ad Tech 업계뿐만이 아니다. 벵상 페레뉴 세계신문협회 CEO는 지난 6월 세계편집인 포럼에서 “전 세계 광고 시장에서 구글이 89%, 페이스북은 64%의 광고를 공유하고 있다, 두 ‘테크놀로지 자이언트’가 신문사의 광고 시장을 빼앗았다’고 표현하며 두 기업이 시장을 복점 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언론사들의 불편한 심기는 그대로 행동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대형 언론사들이 속해있는 '뉴스 미디어 연합(NMA)'은 페이스북, 구글에 정당한 수익배분을 요구하는 단체 협상에 돌입했다.
미국 미디어가 수익 배분에 목소리를 높인다면, 유럽 미디어는 본격적으로 디지털 광고 영역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4일, 르 파리지앵, 르 제코 등 프랑스 15개 언론사가 연합해 ‘그래비티’라는 플랫폼을, 르몽드와 르피가로는 스카이라인이라는 연합체를 출범했다. 목적은 하나. 힘을 합쳐 Goolge과 Facebook에 대응하자는 것.
항상 Google과 Facebook의 높은 트래픽에 저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던 미디어들이 드디어 한계에 봉착한 것일까? 궁지에 몰린 쥐가 과연 고양이를 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높은 광고회사 WPP의 CEO Martin Sorrell은 Business Insider誌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광고 업계가 Snapchat을 The Third Force로 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 후, WPP 그룹은 Snapchat에 집행되는 광고비를 전년 대비 두배로 확대하겠다는 상세 계획을 밝혔다.
때 맞춰, Citi Group은 Snapchat의 모회사 Snap의 2019년 매출이 30억 달러(약 3조 원)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6년 매출이 4억 달러(약 5천 억 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Snap의 성장이 급증을 넘어 폭발하는 수준이라고 예측한 셈이다.
IPO 이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최저 수준의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Snapchat의 무엇이 광고와 투자 전문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을까? 바로 Snapchat의 유저들이다. Snapchat의 25세 이하 유저는 전체 유저의 71% 수준이다. 이들은 일일 접속 횟수가 20번에 달하며 일 평균 사용 시간은 30분에 달한다. 광고주들은 이렇게 젊고 충성도 높은 유저들이 모여있는 Snapchat을 외면할 수 없다.
최근 Snapchat은 Ad Tech 영역에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자사 플랫폼을 통해 광고주들이 광고를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는 Self-Serve Tech를 강화했고, 최근에는 리타게팅 솔루션 기업 AdRoll을 인수하려 한다는 루머도 돌았다. (AdRoll CEO Toby Gabriner는 Adweek誌와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않는 모호한 답을 한 바 있다)
Snapchat은 과연 최근의 실적 부진을 딛고, 디지털 광고 시장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
그동안 수많은 경쟁사들이 등장했지만, Google과 Facebook의 제국은 공고해지기만 했다. 이 두 회사에 대항하는 것보다 그 들이 짜 놓은 디지털 광고 시장의 룰에 맞춰 수익을 최대화하는 것이 한 동안 광고 전략의 핵심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Goolge과 Facebook은 이전과 다른 차원의 대항세력을 만났다.
Google과 Facebook이 직면한 Ad Tech 업체들 , 뉴스 미디어 연합, 경쟁 SNS의 삼면초가(三面楚歌)를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지, 새로운 광고 시장의 질서가 재편될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