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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향 Jul 06. 2021

시詩, 왜 쓰냐고?

시인도 아닌데...

어쩌다 시를 쓰게 됐다.

문학을 전공하지도, 시를 많이 읽지도, 좋은 말들을 많이 알지도 못한다.

어떤 사람은 "나이를 먹으니 글도 써지더라."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글이 쓰고 싶었는데 이제야 쓰기 시작했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은 "이제 그걸 써서 뭐하려고? 그냥 공이나 치자." 한다


나는 살다 보니 말 그대로, 어쩌다 시를 쓰게 됐다.

그냥 편하게 내 맘대로 글을 썼다.

그런데 쓰다 보니 배움이 있다.


오늘은 내가 왜 시를 쓰는지 생각을 정리해 봤다.

그것은 절필의 위기에 나를 돌아볼 이유를 찾기 위해서라 말해본다.


시는 사유의 압축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시작된 하루가 저녁에 잠드는 시간까지 눈을 통해 들어왔다.

많은 사물들이 스치고 지나가고, 그중에도 눈에 밟히는 것들과 인지도 못하는 것들이 있다.

눈에 밟히는 사물들은 생각을 부른다.

생각은 또 다른 꼬리표를 달고, 사연을 만들어간다.

그런 사연들을 하나로 표현하는 것, 그것이 시詩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를 한 마디로 '사유의 압축'이라고 표현했다.


시는 음악이다

시를 표현하는 단어들을 고민하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짧지만 딱딱하게 표현되면 경직된 시가 된다.

짧아도 딱딱하지 않게 부드러움을 추구할 필요를 느꼈다.

짧을수록 리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미 다들 알고 있겠지만, 찾아보니 '라임'이라 한다.

그렇게 시에 음악을 넣어본다.


시는 긴 여운이다

시는 짧지만 강렬한 울림이 있다.

좋은 시는 길이는 짧아도 마음에 커다란 블랙홀을 만들어 빠져들게 한다.

쉽지 않은 표현의 기술이다.

더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경지'를 체감하게 만드는 실체다.

나를 작아지게 만드는, 나를 비웃는 장본인이다.

어쨌든 넘어야 할 산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시는 어루만짐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시의 필수 요소인 것 같다.

사람들에게 주는 울림이 지속되는 파장으로 가슴에 상처를 어루만지는 것이다.

때로는 눈물이 되고, 때로는 웃음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상처를 낫게 하는 약이 되기도 한다.

그게 시가 주는 진짜 매력이라 생각한다.

내가 시를 쓰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시를 쓴다.

아직 갈길이 험하고 멀지만, 그래서 더 갈증이 나기도 하지만, 그러니까 가보고 싶다.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큰 울림을 찾아내는 진짜 시인이 될 때까지...

낙서가 아닌, 습작이 아닌, 의미 있는 글귀를 만들고 싶다.


내가 매일 끄적이는 글 하나라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직은 그저 조잡한 글귀임에도 구독으로 응원해 주시는 작가님들 귀찮게 만든다는 거 잘 알지만, 그런 작가님들의 응원에 오늘도 힘을 내 본다.


작가님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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