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기다렸다

진눈깨비

by 소향

밤새 겨울이 울었다

한낮에는 눅눅한 시베리아 꽃잎이 찾아왔다

장독에 시루떡이라도 준비하려나 싶었더니

질척한 하루만 시려웠다


밤새 개구리도 울었다

봉인을 해제한 방죽*이 가슴을 열어 반가웠다

가슴 콩닥거리는 봄이라도 준비하려나 싶었더니

배반이 시린 하루를 초대했다


스치는 한 철도 쉬운 게 없다


비도 눈도 아닌 것이 점령한 하루는

시린 울음만 그렇게 토해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기다렸다

기다림 끝에 남은 것은 아직 없다

그렇다 해도

바람 부는 길 모퉁이 떨고 있는 풀뿌리에게도

초록은 포복으로라도 찾아올 것이니


※. 방죽 : 파거나, 둑으로 둘러막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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