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그 기억에 겨울은 없다
냉동으로 포장된 햇살이 말랑한 봄에 부서지면
목련이 냉큼 주워 하얀 보자기로 포장을 한다
바람에 밀려온 성애의 시린 배설들이 흩어지면
녹슨 겨울의 기억은 다시 치매를 앓는다
바람의 노래에 꽃비가 춤추는 시간
봄은 망각의 페로몬을 구석구석 뿌리나 보다
노오란 트랩 속에는 길 잃은 상춘객이 걸려들었고
붙잡은 기억 속에는 오늘만 남아있다
시린 겨울의 기억은 현실을 잡지 못했고
따끈한 커피 향 움켜쥔 손가락 마디 사이에는
어느새 사월이 스며드나 보다
춘곤의 나락이 시각을 보쌈하는 사이
귓전을 때리는 주파수의 하울링 속에는
섬진강의 하얀 멀미가 울렁이고 있었다
이제
시린 허물이 사는 기억은 없다
포장된 봄의 이름으로
기억은 또 버릴 것을 선별할 시간이다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