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랬던 것처럼

by 소향

하늘이 뿜어내던 환한 미소에

세상이 하얗게 소독되었다

삼백육십오일은 바닥에 누웠고

삼십육점오도는 다른 새벽을 맞는다


동장군의 칼날에 되새김질은 지쳐가고

새벽을 맞이하는 검은 인寅의 기지개는

빨간 아침을 준비한다


바람에 등을 맡기면 윤슬이 고요를 반기고

바람을 마주하면 파도치는 심장을 본다

이제 하얀 소독의 거품은 사라질 것이고

다시 치열한 아침은 밝아올 것이다


그리움은 또 퇴적되어 화석이 될 것이고

아쉬움은 발아되어 성장할 것이다


하루는 변함없었지만 우리는 변했고

세상도 변함없었지만 마음이 변했다

지금 이 순간 끝자락 부여잡은 12월 앞에서

늘 그랬던 것처럼

pine-cones-g93f5ed5ac_1920.jpg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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