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란이 지는 이유

리폼 시(by소향. Oct. 17. 2020)

by 소향

시간이 멈춘 거실 한 귀퉁이에도

계절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


삐쩍 마른 꽃대의 앙상함 끝에

영혼까지 끌어낸 불태움으로

지지 않는 한 송이 그림이 된다


꼿꼿이 바닥에 내려앉아 빛 잃은 아이는

때를 알고 스스로 물러섬이었을까

아니면, 짊어진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비가 되어 내려버린 안타까운 삶이었을까


화려함의 끝자락을 맞이하는 순간

밤하늘 떨어지는 별똥별의 끌림 같이

흐트러짐 없이 고운 자태를 유지한 채

또 다른 시간을 준비한다


존재함이 영원하지 못함을 알기에

비워야 채워지는 진리를 실천함으로

내일을 양보하며 기꺼이 자신을 버린다


오늘이 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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