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리폼 시(by소향. Aug 24.2020.)

by 소향

텅 빈 눈망울로 바라보는 하늘

구름이 숨죽여 뜨거운 해를 토해낼 때

고독이 저 멀리서 벤치를 끌어와 자리를 권한다


앙상한 가지만 남겨둔 노인의 등에는

먼 우주로부터 몰고 온 가을이 매달려있다

호수에 내려앉은 꼭두서니 물든 시간은

바람에 이끌려 홀로 밤을 재촉한다


휘어진 갈대 허리를 부축하는 지팡이는

다시 오지 않을 잃어버린 빛이 두렵고

먼발치 허공에 기댄 고독만 한가롭다


주저앉은 고목의 튀어나온 핏줄마저 처량하고

앙상한 가지에 걸린 달빛마저 적막한 해 질 녘

철새가 흘리는 울음소리만 어깨 위를 맴돈다


어둠이 삼켜버린 침묵이 호수를 누르면

이제 뱉어진 말이 닿을 곳은 없다

휑한 바람이 밀어내는 소리만 허공을 맴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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