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

리폼 시(by소향. Oct 28.2005.)

by 소향

길모퉁이는 설렘이 자라는 곳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가 되고

새로운 일들이 생길 것만 같은

가슴 두근거리는 가려진 공간


길모퉁이는 그리움이 자라는 곳

장 보러 나간 엄마를 기다리고

마실 갔던 형이 금세 돌아올 것 같아

까치발 들고 바라만 보던 가려진 공간


길모퉁이는 비밀이 쌓여 자라는 곳

뜀박질로 헐떡이는 숨을 몰아 쉬고

짝사랑 그녀를 숨죽여 바라보며

두근대던 호흡조차 가려지던 공간


길모퉁이는 마음 담긴 사연이 자라는 곳

추억이 켜켜이 쌓여가는 이야기보따리

그리움이 묻어나는 마음의 쉼터

길모퉁이 돌아서면 만날 수 있을까

코끝 찡해지는 마음의 고향


오늘도 길모퉁이 가로등 모스부호 사이로

별 하나 까맣게 위장하고 숨죽여 바라본다

그림자 머물던 등 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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