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폼 시 (by 소향. Dec 16.2020.)
우정이 잡아당긴 거리를 마주하는 기분은
반가움이 놓치고 간 신발에 남아있을 것이나
당황이 낯선 방문을 대면하는 순간이 찾아오면
하얗게 무리 진 호흡만 싸늘히 식어간다
깊은 밤 별들이 하품하던 졸음의 시간
기별도 없이 찾아든 발자국은 소리를 삼켰고
냉기에 찔린 자국만 선명하게 남겨진 세상은
식어버린 침묵을 뱉어내야 했다
싸늘함이 깨우는 잠에 부산한 새벽을 맞고
움츠림이 대문을 열어 포옹을 청하고 나니
격한 환영은 긴급출동을 살며시 눌렀다
환영 인파에 밀려난 시간은 지각을 부르고 있다
시베리아를 등에 업고 찾아온 고생길을
문자라도 남겨주면 대접할 준비라도 하고
마중하며 반겨주는 여유마저 있을 것을
서두름은 여지없이 번거로움만 생산하고 말았다
시린 발걸음 품에 안고 찾아든 악연이라도
맺은 사연 그리움은 인연이 되고
묵은 감정은 발효되어 정을 빚어낸다
인연도 뒹굴다 보면 악연을 부르는데
설익은 콧날 잡아 누르는 오늘의 너
정, 마음이 길들여 놓은 관계
벗어나지 못한 시림 한 자락 가슴에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