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술이나 한 잔 하시게

리폼 시(By 소향. Oct 22. 2020.)

by 소향

하늘 찌푸린 날에는 더불어 마음이 흐려진다

찌푸리는 것이 하늘만은 아닐 것이고

흐려지는 것이 마음만은 아닐 것이다


마음이 흐리면 세상은 울고

마음이 밝아지면 세상이 웃는다


누구든 흐려지는 마음이 있을 것이며

구름 사이 빛나는 해처럼 밝은 마음이 있다


마음 흐린 날에는

존재만으로도 미소 짓는 벗을 찾아

쓰디쓴 인생을 비우며 마음에 위로를 한다


그렇게 좋은 벗과

술잔이 마주한 거리를 두고 앉아

가만히 바라만 봐도 좋은 순간이라면

그저 호탕한 웃음이라도 좋다


그대, 술이나 한잔하시게


아침부터 흐린 하늘을 보며 같이 마음이 흐려짐은 어쩐 일인지 모르겠다. 좁은 세상 짧은 인생에 즐겁기만 해도 모자란 시간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삶이 즐겁지만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날에는 벗과 함께 가만히 대주(對酒)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술 이야기가 나왔으니 술과 관련된 한시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한시의 해석은 인터넷에서와 다소 다른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는 내가 개인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다소 의미가 다르게 해석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


아래 시는 백거이가 지은 대주라는 제목의 5수 가운데 2수의 내용이다. 백거이는 당나라 왕조와 현종 시대의 시인으로 호는 향산 거사, 취음 선생이다. 그는 시선(詩仙) 이백(李白), 시성(詩聖) 두보(杜甫), 한유(韓愈)와 함께 '이두한백(李杜韓白)'으로 불린다.


對酒 술 앞에서

(대주)

蝸牛角上爭何事 달팽이 뿔만 한 세상에서 어찌 다투는가?

(와우각상쟁하사)

石火光中寄此身 부싯돌 불빛만큼 짧은 인생 가운데

(석화광중기차신)

隨富隨貧且歡樂 부자이든 가난하든 즐거움은 차이가 없거든

(수부수빈차환락)

不開口笑是痴人 호탕하게 웃지 못하는 사람은 바보

(불개구소시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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