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소향不知所向

리폼 시(by소향. Aug. 11. 2020.)

by 소향

하늘이 까만 커튼을 펼쳐 어둠을 생산하면

대지에 부서진 태양 하나 둘 떨어지고

고단함으로 절인 발걸음 의식도 없이

분실한 그림자를 찾아 나선다


진한 알코올, 소독된 하루가 빈 잔을 뱉어내고

단내가 지르는 고함이 메아리치는 사이

잘린 초침이 시간을 업고 줄행랑 할 때

취한 세상이 다가와 오늘을 흔들고 있다


거리를 점령한 찬바람이 텃세를 부리고

방향 잃은 목적지가 바닥에 주저앉는다

녹슨 나침반은 생각을 부식시켰고

안내는 더 이상 등대를 찾지 않았다


버려진 시간들 사이에도

그림자는 슬며시 서쪽으로 성장을 준비했고

달은 투명한 옷을 벗어놓고 그림자를 따랐다


새벽안개는 맑은 태양을 부른다

배고픈 마음이 식욕을 자극한다


그렇게

오늘도 다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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