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급비밀

by 소향

시린 밧줄로 동여맨 겨울은 여전히 바쁩니다


이제 좀 쉬라고

가을부터 그렇게 신신당부를 해도

추운 맛을 아는 사람들은

서둘러 약속을 더 많이 냉동시키고 있습니다


손 끝에서 나오는 알싸한 맛

콧등에는 화장을 안 해도 됩니다

가만히 있어도 터치는 자연스럽기 때문이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자리싸움이 치열하거든요

나이는 싫어하는 음식이지만

보내는 즐거움으로 간을 한다면 그나마 먹을만합니다


지진이라도 났을까요? 아니면

사람들 틈에서 빈혈을 만난 것일까요

그렇게 잠시 몸이 편안해집니다

겨울 바닥과 대화를 좀 해 봐야겠습니다


겨울은 고슴도치를 닮았나 봅니다

육각의 바늘로 무장을 했는지

가만히 있어도 뾰족한 공격은 망설임이 없습니다


오늘은 이만 후퇴를 명령해 봅니다

돌아보니 남은 것은 혼자입니다

바닥과의 은밀한 대화는 일급비밀입니다

누설의 귀책사유는 겨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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