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혀끝에 먼저 돋습니다
시린 바람이 엿보는 틈새,
어제가 비워둔 발바닥 언저리에서
쌉쌀한 계절을 캐내 봅니다
그리움은 오늘을 눌러 덮고
햇살은 봄의 어깨에 살짝 기대
네 번째 발가락이 간질이는 오후,
불쑥 튀어나온 개구리 한 마리와
버들강아지의 말아 올린 귀 끝이 인사합니다
봄을 그리워할 때
기억은 늘 오늘에 머뭅니다
아지랑이가 먼저 취했나 봅니다
바람이 비워놓은 오후의 무릎을 주웠는지
헝클어진 머릿결 틈으로
하얀 속살 같은 향이 스며듭니다
저 멀리, 세상이 살짝 기울기 시작합니다
샤워를 마친 봄은
서둘러 화장을 고칩니다
촉촉한 향수가 이미
피부 아래로 스며든 걸 보면요
바라보다가
문득 입안이 가득 고입니다
어쩌죠
어제가 다녀간 사이
봄은 어느새 떠나고
세포들만 조용히 그 뒤를 좇는 것 같아요
그런데도 향은 아직도 남아 있네요
지금,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