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를 품고
속도를 강요당했다
누군가의 삶을 대신 굴리는 일,
그것이 존재의 전부였다
지문처럼 닳아간 무늬
기억은 타인의 궤적을 따라 사라졌고
버팀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다
어느 날, 갈라진 고무 틈에
침묵이 끼어들었다
멈추는 순간이
존재를 비추는 유일한 거울이 되었다
폐차장 끝에 겹겹이 쌓인 검은 원들
그 안엔
잊힌 수고들이 아직도 돌고 있다
굴러가지 않아도 되는 삶
그곳에서
가장 조용한 자유가 시작된다
끝이
시작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