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은 시간의 심장을 조용히 구운 것이다
부드러움의 가장 안쪽에서
말하지 못한 마음들이 숨 쉬고 있었다
하얀 속살은 깨지기 쉬운 진심이었고
누런 껍질은 눌러 삼킨 말들의 겹이었다
식은 날들 사이로
한 조각씩 자신을 나눠 먹으며
무언가를 버텨냈다
한 조각을 자른다는 것은
사랑을 나누는 일이 아니라
오래된 이별을 다시 꺼내어
입안에 천천히 눌러 앉히는 일이다
바스라지는 결 사이로 새는 온도는
지나간 존재가 남긴 체온 같아
그것을 씹는 동안
눈을 감고 있던 시간들
식빵은 말보다 먼저 입에 닿는 위로다
말이 되지 못한 감정들이
반죽처럼 눌리고 치댄 끝에
결국 한 덩어리의 침묵으로 구워졌고
그 가장자리에서 오래 익은 용서 하나
서늘하게 식어간다
식탁 위의 식빵은 음식이 아니다
끝내 꺼내지 못한 고백이고
불완전한 날들을 눌러 쓴
무언의 일기장 같은 것이다
기억되지 않는 순간들이
결마다 숨어 있고
그 순간들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식빵은 끝내 입 안에서 사라지지만
남는 것은 포만이 아니라
잊지 못할 온도의 감각이다
돌아보면 늘 그 자리에 있었던
무명의 위로, 말 없는 불씨
사라짐으로 남는 것들이 있다
말랑한 것은 약하지 않다
부서짐 속에 숨은 힘이 있다
부드러운 결은 흩어져도
끝내 살아 있다
어머니,
사랑도 그러했으리라
이 시는 바람 불어 좋은 날 메거진 속에 식빵이라는 글을 시로 다시 쓴 글입니다.
휴대폰으로 작성해서인지 링크가 걸리지 않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