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골전도 이어폰을 보며

by 소향

소리는, 가장 깊은 상처를 지나 뼈로 돌아온다
진동은 말의 파편이 되고
그 파편은 귀보다 깊은 곳, 심장에 남는다

진동은, 기억을 통과한 말이
폐 속으로 숨 쉬는 방식이다
뼈는 소리를 기억에 저장하지 않는다
다만, 그 여운을 오래도록 되새김질한다

고백은 언제나 되감긴다
침묵은 천천히 발효되고
빙하 밑, 심장 가까운 곳에서
잊힌 얼굴의 체온이 살아난다

그러므로 전해지는 것은
귓바퀴조차 닿지 못한 말의 잔향,
파형이 지우지 못한 침묵의 흔적
그리움은 언제나 뼈로 되돌아온다
들리지 않는 진동,
말해지지 못한 사랑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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