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별의 궤도

낡은 선풍기

by 소향

소리는
바람보다 먼저 꺼졌다
그 순간, 고요는 한쪽으로만 흘렀다

투명한 날개 세 개 중
하나는 여름의 심장에서 부러졌고
그 후로 계절은
돌기만 할 뿐
늘 같은 면을 내보였다

회전은
가래 끓는 목구멍 같았고
기울어진 궤도 안에서
남은 것들의 시간을 정리했다

소리는 늘
마음보다 먼저 사라졌고
존재를
떨림으로 복사하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수건을 조용히 덮었고
가장 무음의 방식으로 감싸
적당히 눌린 울음이
가장 오래 남았다

먼지는
궤도를 따라 떠돌았고
멈춘 자리에도
기억은 방향을 잃지 않았다
고요는
가장 낮은 음의 중심에서
그렇게 울렸다

멈춘 바람이 소리를 삼킨 지금
한쪽으로만 돌아가던 시절의
편향이
시간을 지탱했다는 사실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오늘도 여전히
주파수에 매달린 속보에는
폭염이 주의보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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