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못한 감정을
바람이 접어 놓고 간다
탁자 끝에 머문 종이 한 장
빛을 등지고 조용히 마른다
닦아낸 건 눈물보다
머뭇거림이었다
흘러내리던 미완의 마음
조심스레 접혀 있다
무심한 손길이 스친 자리에
남은 것은 얼룩이 아니라
붙들던 체온이다
말보다 먼저 젖는 것이
말이 아닌 것들이다
버려질 줄 알았던 순간들이
한 장, 한 장
하루를 감싸며 쌓여간다
조용히 스미던 저녁의 습도처럼
휴지는 그렇게
언제나 마지막을 완성한다
사라지는 것들의 가장 가까운
동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