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지 May 20. 2019

Leaving City Paris

파리의 길거리, 니스행 야간열차




그대로 걸어 <물랑루즈>의 배경이 되었던 물랑루즈 건물을 보러 왔다. 오는 길이 조금 길긴 했으나 거리 곳곳을 구경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발 아픈 줄 몰랐고. 아 너무너무 예뻐! 그런데 안에는 못 들어가봤다. 왜지? 왜 이렇게 멍청했냐! 여유로운 척 했으면서 사실은 경직된 상태였나보다. 하도 걸어서 배가 고팠는데 일단은 초반에 돈을 좀 아끼고자 샌드위치를 사서 벤치에 앉아서 먹기로 했다




저 때 한참 좋아했던 프랑스 맥주인 블랑을 하나 구입해서 샌맥. 근데 샌드위치가 너무 딱딱하고 짜고 맛이 없었다. 빵집에서 두번째로 싼 걸 사서 그랬을까.. 1유로만 더 써서 딱 봐도 맛있어보이던 그 샌드위치 고를걸.. 아니 프랑스 원래 빵 유명한 나라 아닌가... 블랑주리...........


샌드위치 우적우적 하며 했던 생각들.



혼자 먹고 있는데 같이 앉아도 될까요 하면서 외국 언니가 벤치 옆에 앉았다. 여행왔냐고 물어보기에 그렇다고 했다. 당신도 여행왔냐 물으니 자기는 저기 다른 지방에 사는데 오랜만에 파리에 놀러왔다고 했다. 처음으로 나누는 외국인과의 컨벌세이션.. 다이얼로그에 살짝 흥분한 나는 TMI를 마구 방출했다. 나는 아시아에서 왔는데 이게 내 첫 유럽 방문이고, 그 중에서도 프랑스가 첫 나라고, 이제 겨우 두번째 날을 보내고 있으며, 지금 내가 먹은게 여기 와서 처음 내 돈 주고 구입한 음식이라고. 근데 맛 없다고.


내 얘기를 다 들은 그는 작게 웃었다 껄껄 아마도 내 대책없는 설렘이 전해졌겠지. 자기는 오늘 무얼 무얼 할거라고 간단하게 계획을 말해주었고 담배 한대만 피고 간다고 했다.


조오금 당황스러웠던 프랑스에서의 첫 끼니와 the first dialog ^^ 를 마치고 다시 걷기걷기. 


납작복숭아 첫 영접

그렇게 걷다가 작은 과일 가게에서 납작복숭아 발견! 아앗!!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복숭안데 (물론 물복) 이게 그렇게 맛있다 그래서 우선 세개만 구입해봤다. 그램수로 달아서 계산을 했었던가 어쨌던가.. 이런 걸 기억해내고 싶은데 기억이 안나네 엉엉





프랑스는 동네 과일가게 디스플레이도 예사롭지 않구나.... 진심으로 감탄해버림




길 걸어가다 사람들이 모여있길ㄹ 뭐하는 곳인가 했는데, 스탠딩 테이블에 맥주를 두고 마시고 있었다.

되게 낮이었는데... 그냥 자판기 커피 마시듣이 갑자기 길맥 때리는 풍경이 엄청 신기했다




걷다가 공원을 발견했다. 다리도 아프고 건물말고 자연을 보고 싶기도 해서 공원 안으로. 가족 단위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아까 복숭아 사두길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벤치에서 복숭아를 한 입 깨물었다. 이거 닦아서 먹어야되는건가.. 고민되긴 했지만 딱히 씻을만한 곳도 없었고 씻어봤자 어차피 하나마나 일 것 같고 왠지 단 맛이 날아갈 것도 같은 기분에 씻어 먹는 건 간단히 패스. 근데 생각보다 딱딱하고.. 달지가 않았다. 여름이 제철인데 시간이 조금 지나서 그랬던 걸까. 나한텐 지금이 제철인데요 엉엉


개선문 앞에서 수줍은셀ㄹ카

너무나 큰 랜드마크인 개선문에서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은게 없다. 혼자 여행의 단점 중 하나.




바토 무슈를 타러왔다! 분명히 여행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하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이게 얼만지, 어디서 타는지, 표를 어떻게 사는지 아무것도 몰랐던 거 같다. 민박 사장님이 바토무슈 탈거냐고 여쭤보시니, '타고 싶긴 했는데...' 민박 사장님 말씀으로는 당일 표는 못 산다고 했었던가. 그래서 민박 사장님한테 10유로? 12유로에 표를 사서 길을 나섰다.



너무 오래돼서 어땠는지 기억이 안나지만....ㅎ 금빛으로 빛나는 에펠탑과 오르세 박물관은 멋있었다. 근데 앞자리에 두 명의 한국인 일행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남자분이 얼마나 파리의 역사에 대해 아는 척을 해대던지..

덩달아 옆자리에 있는 나까지 강제로 미드나잇 인 파리 가이드 당한 기분. 중요한 건 옆자리 여성분은 그리 흥미로워 보이지 않았다는 것....



숙소의 밤과 낮. 앞으로 많은 숙소를 가게되지만 여기만큼 마음에 쏙 드는 하얀 창문은 찾을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 이 날은 밤에 새벽열차를 타고 니스로 가는 날, 

밤까지 시간이 뜨니 우선 짐은 숙소에 맡겨두고 센느강 근처를 산책하러 나왔다.





혼자 걸어가다가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자기는 수학 교수인데 이 곳에 컨퍼런스를 왔다고 했다.
영어 대화를 해보고 싶기도 해서 십분정도 같이 걸었는데 그 사이에 에펠탑 앞에서 되게 멋진 사진도 찍어주었다.
많이 걸어서 이제 숙소로 돌아가려고 하니, 자기 숙소가 어디인데 거기로 오지 않겠냐고.......ㅎ ^^
오늘 밤에 니스로 가야한다고 하고 도망치듯 버스를 타러 갔다.



중앙역? 으로 추정된다.... 짐을 맡겨두고, 시간을 때우러 근처 카페로 갔다.





아 진짜 너무 힘들었던 염소치즈 튀김. 저게 별로였던건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9유로 정도 했지만 샐러드 조차 맛이 없어서 토마토만 겨우 먹었던 것으로... 커피도 그저 그랬고,
이 곳에서의 경험 때문에 프랑스가 무슨 미식의 나라이냐, 라는 생각이 생겨버림.
돌아오고 나서 생각해보니 비싼 식당을 갔으면 그 명성을 느낄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적은 돈으로 맛볼 수 있는 좋은 식사, 는 코리아 백반이랑 붙어서 이기기 쉽지 않지...



가방에 있던 비상식량 사과와 독서. 센느강에 한참 누워도 있어 봤다.




결국 내가 먹는 건 맛이 보장된 밀가루와 참치+매요.. 짐을 챙기고 야간열차를 타러 갔다.




캐리어를 잘 묶어두고, 자리를 찾아 앉았다. 무서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안심되었다.











뒤척이다보니 어느새 아침.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니스에 도착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파리에서 부친 편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