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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혁진 Aug 02. 2017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그 이름, 초보

초보 1인기업가의 단상 #0

팀장님께 할 말이 생각났다.


팀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2017년 7월 3일, 7년 6개월을 다닌 회사를 그만두었다. 입사를 하면서 부터 '10년 안에 퇴사하겠다.'라는 누구나 한번쯤 가질만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결정을 내릴 지는 나도 생각 못했다. 여느 때처럼 야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던 길,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내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팀장 면담, 실장 면담, 본부장 면담, 인사팀 면담을 거쳐 퇴사를 결정했다. 정식 퇴사는 7월 3일이지만 출근은 6월 중순이 마지막이었다. 퇴사를 결심하고 불과 2주만의 일이었다


짧지 않은 시간을 한 회사에서 보냈다. 회사를 그만둔다고 해서 딱히 슬픈 감정이 드는 것도 아니었다. 그보다는 '시원섭섭'한 감정이 가장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누구못지 않게 열심히 회사생활을 했기 때문이리라. 야근도 많이 했고 작년 말에는 CEO가 주는 표창도 받았다. 그 덕에 올해 초에는 승진도 했다. 팀도 4번이나 옮기면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상처 뿐인 영광이라고 해야 할까. 몸과 마음에 이상신호가 왔다. 통풍, 목디스크, 요로(요도가 아니고..)결석 그리고 작지만 마음의 병까지(잠시) 얻었다. 이쯤되면 시원섭섭 정도가 아니라 후회가 남지 않은 퇴사가 되어야 하려나.


퇴사한다고? 축하해!


퇴사를 앞두고 전사를 돌며 인사를 했다. 다들 축하를 해주신다. 아니 요즘같은 불경기에 퇴사를 하는데 축하라니! 20년 가까이 회사를 다닌 선배님들부터 들어온지 얼마 안된 후배들까지 한결같다. 다들 가슴속에 사표 한장쯤 품고 산다더니.. 진짜였나보다. 그리고 나서는 묻는다.

나가서 뭐하려고?

강의와 워크샵을 해보려고 합니다. 진행하는 팟캐스트도 더 잘해보고..

음.. 뭔지는 모르겠지만 용기가 대단하네.

맨땅에 헤딩하는거죠 뭐...

와이프는? 허락 받았어?

네. 다행히도..

오! 와이프가 대단하네!

아 네 와이프가 대인배입니다..

퇴사 자체에 대한 축하, 퇴사하는 용기에 칭찬, 와이프의 아량에 또 한번 칭찬(이라기 보다는 부러움의 표현 이었달까..) 그렇게 회사 동료들의 응원에 힘입어 퇴사를 했다. '월급도 안나오는 정글로 나가겠다는데 진짜 부러운거 맞습니꽈!'라고 묻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기왕에 해주시는 축하와 응원은 그냥 오롯이 순수하게 받아서 나오기로 했다. 어차피 퇴사하고 나면 당분간 축하와 응원같은 긍정적인 피드백은 받기 힘들거라 생각했다. (...) 8년차 카드회사 과장은 그렇게 다시 '초보'가 되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났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초보라는 이름으로.

감사하게도 퇴사 직후 지인의 소개로 전주에 있는 전북대에서 한달간 마케팅 강의를 하고 올라왔다. 하루 8시간 강의, 총 144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건 심히 고된 일이었지만 그보다 몇배나 되는 가치가 있는 경험이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른 글에서 자세히 기록 하는 것으로..)


지금은 마케팅과 기획력 강의,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 워크샵, 팟캐스트 그리고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나 스스로를 '프리랜서'보다는 '1인기업가'라 부르고 싶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one of them 이 아니라 나만의 컨텐츠를 지닌 unique one이 되고자 한다. 하루 아침에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 과정속에서 많은 어려움과 허들을 겪게 될거다. 중요한 것은 그 어려움과 허들을 어떻게 극복해느냐하는 것이다. 출근을 하지 않는 다는 것만으로도 수 많은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는 '1인기업가'. 하지만 '1인기업가'로 롱런하기 위해서는 직장인들보다 몇배는 더한 노력이 필요하리라. 브런치를 통해 내가 겪는 어려움과 허들, 그리고 그것들을 이겨내는 과정들을 기록해 나가고자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언젠가는 '1인기업가'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맨 땅에 헤딩을 해나가며 자기만의 컨텐츠를 만들기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과거의, 현재의 그리고 미래의 모든 '초보 1인기업가'들을 위해 이 매거진을 시작해보고자 한다.


2017.8.2 기록




강혁진

카드회사에서 SNS채널 기획과 운영, 디지털 광고 캠페인 전략 수립과 실행, 신규사업의 마케팅 수립 그리고 전사 전략 및 비전 수립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마케팅 전문 팟캐스트 '마케팅 어벤저스'를 4년째 진행하고 있으며 개인과 기업의 전략수립과 문제 해결을 돕는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과 개인을 위한 마케팅 교육과 강의를 본격적으로 해보고자 7년반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퇴사했다.


- 마케팅 전문 팟캐스트 '마케팅 어벤저스'

 ㅇ 팟캐스트 들으러 가기: www.podbbang.com/ch/8007

 ㅇ 페이스북 바로 가기: www.facebook.com/marketingavengers

- LEGO SERIOUS PLAY 워크샵 자세히 보기: www.facebook.com/LegoSeriouPlay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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