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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혁진 Feb 24. 2018

부정적인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초보 1인기업가의 단상 #10

해외가는 프로그램 있으면 나도 껴줘. 같이 하자.


대학 시절, 학교 안팎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지원해 해외를 다녔다. 중국, 베트남, 일본, 미국 등등. 하루는 대학 동기가 자기도 해외에 가고 싶다며 기회가 있으면 껴달라고 하는 거다. 뭐 어려울 것 없으니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후 교내에 해외 지원 프로그램이 생겼고 팀을 짜기 위해 그 친구에게 먼저 이야기했다.


나: 여름방학에 해외 나가는 지원 프로그램이 있던데 같이 지원해볼까?
친구: 아. 나 그때 토익 공부해야 할 것 같아.
나: 길게 가는 건 아니고 열흘 정도야. 그리고 미국으로 갈 거야. 현지에서 외국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게 영어 공부엔 더 도움이 될걸?
친구: 그래도 토익 공부해야 할 것 같아.


난 결국 다른 후배들과 프로그램에 지원을 했고 인당 200만 원의 지원을 받아 미국 뉴욕, 워싱턴 DC 등지로 열흘 간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그리고 물론 내 제안을 거절한 그 친구에게는 그 이후로 어떤 기회가 있어도 함께 하자고 제안하지 않았다.


해외 프로그램을 같이 하고 싶다고 제안을 먼저 하고선 고작 여름방학 동안 열흘을 빼지 못해 못 간다니. 게다가 지원 과정에서 그 친구가 해야 할 일도 별로 없었다. 그 친구에게는 토익공부도 중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 열흘을 가는 것보다 토익공부 열흘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일 이후로 내가 생각했던 건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없는 사람과는 그 어떤 것도 같이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닐 때도 그리고 퇴사를 하고 나서도 비슷한 경험을 많이 한다. 입사한 지 몇 년 안되던 시기였다. 월요일 아침, 지난 주말의 안부를 물은 선배들에게 '여행을 다녀왔다'라고 했더니 한 선배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나왔다.

좋을 때다. 너도 애 낳아봐라.

그 선배는 애가 셋이 있었고 자신은 주말에 아이들을 돌보느라 몇 년째 여행도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람에게 할 만한 대답은 아닌 것 같다. 그 선배에게 '그럼 선배님은 애도 없고 결혼도 안 하셨을 때는 여행 다니셨어요?'라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물으나 마나 대답은 뻔할 것 같았다.




업무에서든 인생의 다양한 상황들에서든 허들과 난관을 맞닥드렸을 때 '이건 이래서 안돼'라거나 '저건 저래서 안돼'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일명 '부정의 기운'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 실패가 학습된 사람들. 이 들은 '안된다'가 디폴트 값으로 되어 있다. 이런 사람들과는 어떤 일도 같이 하고 싶지 않다. 가까이하지도 않으려 한다. 어느 누구도 부정적인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부정적인 사람들은 성장이 없기 때문이다. 늘 안된, 안 되는 이유를 찾는다. 그것도 매번 절묘하게 적절한 이유들을 찾아낸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들에겐 현재가 가장 좋다. 변화도 성장도 없는 지금이.


하지만 반대로 '긍정의 기운'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아 안되는구나'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들. 다양한 각도에서 대안을 찾고 허들을 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비록 그 결과가 '실패'로 끝난다 하더라도 '할 수 있다'는 의지와 가능성을 가지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현실에 임하는 사람들. '실패'라는 결과가 불보듯 뻔하더라도 그들은 도전에의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배틀그라운드의 블루홀 창업자로 자산가치가 1조원에 달하는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말했다. '스타트업은 실패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의 구성원은 실패하지 않는다'고. 비록 회사가 좋은 결과를 낳지 못하더라도 스타트업이 겪는 풍파를 경험하고 그 풍파를 이겨내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스타트업의 구성원은 실패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난 그런 사람들이 좋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밖에서도 '긍정의 기운'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인생에서 쉽게 갖지 못하는 행운과도 같다. 성장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극받아가며 긍정적으로 살기에도 짧은 인생인 거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나 역시 언제나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넘어야 할 허들이라면 '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에 집중한다. 무언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며 살다가 죽기에도 아까운 게 인생 아닌가.


이런 '긍정의 기운' 역시 학습과 훈련을 통해 키워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난 원래 그래'라고 생각하는 순간 끝난 거다. '긍정의 기운'을 가진 사람들은'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면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긍정적인 사람들은 '할 수 있는 방법'이 뻔히 보여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 하지만 '부정의 기운'을 가진 사람들은 '할 수 있는 방법'을 입에 떠먹여 줘도 '아냐 이건 안될 거야'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다'는 생각. 모든 것은 거기에서 시작한다. 쉽다. 그냥 단정 짓고, 생각하면 된다.


할 수 있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은 분들은 앞으로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 생각을 다 같이 되뇌었으면 한다.

(영미! 가 아니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강혁진


카드회사에서 SNS 채널 기획과 운영, 디지털 광고 캠페인 전략 수립과 실행, 신규사업의 마케팅 수립 그리고 전사 전략 및 비전 수립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지금은 개인과 기업의 문제 해결을 돕는 문제해결 전문가로서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레고 시리어스 플레이 블로그)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No.1 마케팅 전문 팟캐스트 '마케팅 어벤저스' (마케팅 어벤저스 들으러 가기) PD 겸 공동 진행을 담당하고 있다.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 서른'을 운영 중이다. '월간 서른'을 통해 '회사원' 이외에 다양한 삶의 모습을 영위하고 있는 30대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2018년 1월부터 매월 1회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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