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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혁진 Feb 20. 2016

[마어팟 #2] 내가 팟캐스트를 하는 이유

일상이 무료한 당신에게 건네는 흥미진진한 팟캐스트 이야기

케팅 벤저스 캐스트,

마.어.팟 이야기


첫 번째 브런치 글, '팟캐스트를 시작하는데 필요한 4가지'를 써놓고 나니 문득 든 생각.


난 팟캐스트를 왜 시작했더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내 이야기를 하는 팟캐스트를 스스럼없이 시작할 수 있었던 건, 어쩌면 내 성격 덕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나는 어릴 때부터 남들 앞에 서는 걸 좋아했다. 초등학교 시절 장기자랑 때면 늘 앞에 나가 춤을 추고 노래를 했다.(지금은 춤은 추지 않는다...) 대학생 때도 남들이 꺼리던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게 두렵지 않았다. 한 번은 수백 명의 사람들 앞에서 나의 국제교류 탐방기를 발표한 일이 있다. 내 발표를 보셨던 한 관계자 분께서는  '가이드해도 되겠다.'며 칭찬을 해주셨다. 신입사원 연수 시절, 프레젠테이션 강사님께는 '더 가르칠 것이 없다.'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회사에 들어와서는 사내 방송을 2년 동안 진행했다. 영화와 외국어를 주제로 하는 방송이었다.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동료들과 함께 방송을 녹음했다. 매일 점심시간, 사내 스피커에는 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이유가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아서만은 아니다.


즐겁다.
매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즐겁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주제인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 즐겁다.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멤버들이 함께 할 수 있어 즐겁다. 누군지도 모를 우리를 믿고 방송에 나와주는 게스트들이 있어 즐겁다. 우리 방송을 듣고 좋은 방송 고맙다고 댓글을 남겨주는 이들이 있어 즐겁다.

하지만 역시나, 방송을 하는 이유가 즐거워서만은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팟캐스트를 하는 이유가 자연스레 늘어갔다.


퍼스널 브랜딩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모든 직장인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직장을 떠날 시기가 온다. 더군다나 요즘 같이 뒤숭숭한 시절에는 그 시기가 예상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 이런 시기일 수록 나만의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 나만의 브랜드는 곧 나만의 콘텐츠에 기반한다. 내 경우에는, 글쓰기에는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브런치를 계기로 소질을 키워 보기로 결심했다.) 그렇다고 아프리카 TV나 유튜브를 통해 방송을 할 자신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팟캐스트를 통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었다. 물론 지금도 부족한 점이 훨씬 많고 더 많은 사람이 듣는 방송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방송을 한지 2년이 지났고 이제는 나 스스로를 당당하게 '마케팅 어벤저스' 진행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브런치를 통해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써 볼 생각이다.)


마케팅 어벤저스 멤버들이 모여 작당 모의를 하고 있다.


마케팅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애초에 우리 방송은 술자리에서 나누는 마케팅 얘기를 방송으로 해보자는 콘셉트에서 시작되었다. 대학 시절부터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다. 그 덕에 주변 지인들 중에는 마케팅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모임이 있으면 의레 업계의 마케팅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때로는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각자가 가진 생각들을 쏟아내곤 한다. 때로는 신선한 마케팅 아이디어를 분출해내기도, 내 맘에 차지 않는 마케팅 사례에 대한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음 날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어제의 이야기는 잊고 일터로 돌아간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이 술자리에서만 끝나는 게 아쉬웠다. 더 많은 사람과 마케팅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공감하고 공유하고 싶었다. 이러한 마음 때문인지 우리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공감해주시는 분들이(많지는 않지만) 늘어나고 있다.  매우 감사한 일이다.


방송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책임감이 늘어간다.


내 이름과 얼굴을 걸고 하는 방송이다 보니 콘텐츠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 부분에서 코웃음을 칠지도 모른다. 공식 방송국의 라디오 방송도 아닌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하는 주제(?)에 책임감이라니.  나 스스로도 가끔 의아한 생각이 든다.(책임감? 내가?) 우리끼리 술자리에서 하는 수다라고 한다면 책임감이니 어쩌니 하는 말은 우습다. 하지만 우리 방송을 듣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페이스북 페이지 친구가 늘어나고, 방송 순위가 제법 오르가 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팬을 자처하는 분께서 본인이 연습한 캘리그래피를 보내주시고, 유료(무려 회비가 만원!) 공개방송에 찾아와 주시고, 우리 방송 덕에 취업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책임감의 무게는 더욱 커진다.

한 번은 우리 방송에서 몇 년쯤 지난 자료를 잘못 소개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방송이 나간 날, 가차 없이 청취자로부터 진심 어린(짜증이 담긴) 악플을 받았다. 그 이후로는 몇 번이고 자료의 출처와 시기를 확인한다. 앞으로도  우리 방송에서는 철 지난 자료는 절대 쓰지 않으려고 주의한다.

방송 주제에 관련된 업계 종사자를 게스트를 초빙하려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게스트 역시 직장인이다 보니 섭외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방송에 나와 자신이 속한 회사와 업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우리 방송에서 소개하는 산업/기업에 관련된 게스트를 초대해 전문성 있는 업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내가 팟캐스트 방송을 하는 몇 가지 이유를 정리해봤다. 방송을 준비하며 어려운 때도, 나태해질 때도, 즐거울 때도, 감동을 받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방송을 준비하고 녹음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나에게는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닌 나와 멤버들이 행복해서 하는 방송. 그리고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더욱 감사한 방송.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방송을  계속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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