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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혁진 Feb 07. 2019

종교가 된 브랜드, 수프림의 탄생 비결

<마케팅 차별화의 법칙> 출간 기념 연재 04

쇠, 지렛대, 소화기, 뉴욕 지하철 표까지 이 브랜드의 로고만 붙이면 완판이 된다. 2016년에는 벽돌에 로고를 찍어 30달러에 판매했는데 순식간에 품절이 되었고 온라인에서는 2,000달러에 되팔렸다. 2018년 뉴욕포스트에 이 브랜드의 광고가 실리자 하루에 23만 부를 찍는 이 신문은 완판 되었고 온라인에서 이 신문은 무려 100달러에 되팔렸다. 


이 브랜드는 이제 단순한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신앙종교로 추앙받는 수프림(Supreme)이다길거리 브랜드로 시작해 1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지닌 브랜드가 된 수프림. 콧대 높은 루이비통까지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던 힙한 수프림의 브랜드 가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들의 성공적인 차별화 전략은 첫째. 반주류 성향의 강력한 악동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것이며, 둘째는 희소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콜라보레이션 제품의 출시, 그리고 마지막은 광적인 추종자를 만드는 브랜드 관리 등의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1994년 맨해튼의 소호에 위치한 스케이트보드 매장에서 시작된 수프림은 매장을 보더 팬들이 모일 수 있는 아지트 공간으로 변모시켜 ‘스케이트보드 = 수프림’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었다. 이후 자신들의 이미지를 외부에 각인시키고 입지를 넓히기 위해 스티커 밤(Sticker Bomb)이라는 그들만의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다(스티커 밤은 서브컬처의 문화 중 하나인 그라피티를 스티커로 제작해 주요 시설에 붙이고, 그 주요 시설들에 저항하는 느낌을 부여하는 것인데 매체가 스티커인 것 외에 그라피티와 동일한 용법과 효과를 보여줬다). 길거리의 캘빈클라인 속옷 광고 위에 자신들의 로고 스티커를 붙였다가 소송을 당하고 루이비통 특유의 모노그램 문양을 도용해 스케이트보드에 새겨 팔다가 판매중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또한 수프림 티셔츠를 입은 금융사기범 체포 사진을 그대로 티셔츠에 프린트해 팔기도 했다. 


Supreme Sticker Bomb


이렇게 기존 문화에 반항하는 악동적인 태도는 결국 10~20대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흥미로운 것은 소송까지 불사하던 명품 브랜드들이 결국 수프림과 손을 잡고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수프림이 젊은 층을 광적인 팬으로 두고 있다 보니 타 브랜드에게는 매출 증대, 차별적 이미지 제고를 위한 브랜드 차별화의 매력적인 파트너였기 때문이다. 캘빈클라인과는 소송 당시 스티커를 붙였던 광고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하여 티셔츠 상품을 판매하고, 루이비통과는 모노그램 문양과 수프림 로고를 함께 넣은 재킷・가방・운동화를 제작했다. 또 마이클 잭슨, 마이클 조던 등 유명인사들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희소가치를 극대화했다. 


수프림의 가장 큰 차별화 전략은 광적인 추종자를 만드는 브랜드 관리에 있다. 모든 제품을 200~400점으로 소량 한정 판매하고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추가 생산을 하지 않는다. 또한 새 제품을 출시하는 드랍데이(Drop Day)에도 전 세계 11개점만 운영하는데 1인당 딱 1점씩만 살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많이 팔리는 상품을 더 많이 만들어 내고 싶어 한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브랜드 이미지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에 목표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프림은 의도적으로 희소가치를 택했고 이는 젊은 층을 브랜드 광신도로 만들었다. 또 수프림의 차별적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서비스의 오점까지 다름으로 받아들여지게 했다. 수프림 직원들은 매우 불친절하기로 유명한데, 초반에는 옷을 만지작거리기만 해도 호통을 치고 보더가 아닌 고객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런 불친절조차 수프림다운 매력으로 받아들여진다. 브랜드 자체가 애초에 주류문화를 거부하는 악동들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프림은 브랜드 이미지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인지시키고  '다름'을 각인시켰다.

이 글은 신간 <마케팅 차별화의 법칙>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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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혁진


마케팅 콘텐츠 기업 <워크베터컴퍼니> 대표


카드회사에서 SNS 채널 기획과 운영, 디지털 광고 캠페인 전략 수립과 실행, 신규사업의 마케팅 수립 그리고 전사 전략 및 비전 수립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지금은 개인과 기업의 문제 해결을 돕는 문제 해결 전문가로서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워크숍(자세히 보기)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No.1 마케팅 전문 팟캐스트 '마케팅 어벤저스' (자세히 보기) 공동 진행 및 네이버 오디오클립 '아니연맨의 마케팅 땅 짚고 헤엄치기'(아마땅)(자세히 보기)을 진행하고 있다.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서른'(페이스북브런치유튜브, 인스타그램)을 운영 중이다. '월간서른'을 통해 직장을 포함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영위하고 있는 30대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2018년 1월부터 매월 1회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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