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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혁진 Mar 05. 2016

[마어팟 #4] 팟캐스트 멤버의 조건

일상이 무료한 당신에게 건네는 흥미진진한 팟캐스트 이야기

케팅 벤저스 캐스트,

마.어.팟 이야기

 

"형, 방송해볼래?"라는 동생(스튜디오 자몽 김건우 대표)의 한마디에 흔쾌히 응해 시작한 팟캐스트였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며 나 혼자 콘텐츠를 준비해 방송을 진행하기엔 역부족이라 생각했다. 재미있는 궁리를 함께할 멋진 멤버들이 필요했다.


2014년 12월, 첫번째 공개방송을 진행하며 진열해두었던 가면들


회사에 친한 동기를 찾았다. 나와 같이 하지는 않았지만 그 친구도 사내 방송 경험이 있었다. 꽤 오랜 기간 동안 사내 방송을 했고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친구였다. 그 친구를 회사 뒤 주차장으로 잠시 불러냈다.


나: ㅇㅇ야, 형이랑 팟캐스트 해볼래?

ㅇㅇ: 응? 그게 뭔데?

나 : 마치 라디오처럼 온라인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거야.

ㅇㅇ : 무슨 얘기를 할 건데?

나 : 이제 멤버 좀 더 모아서 얘기해봐야지. 어때? 같이 해볼래?


단순한 건지 날 믿었던 건지.. 이 친구도 내가 했던 고민의 시간과 얼추 비슷하리 마치 짧은 순간의 고민 후에 바로 답을 줬다.


ㅇㅇ : 음.. 그래!


첫 번째 방송 멤버를 섭외하고 나서 바로 다음 멤버 섭외에 들어갔다. 사내 방송 경험상 3명에서 4명 사이의 멤버가 방송을 하기에 딱 좋았다. 방송에 필요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자료 준비를 맡아서 하기에 좋은 숫자다. 자료 준비가 부족하다 해도 각자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방송 콘텐츠를 보완해나갈 수 있다.


그리고 바로 다음에 생각난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나: 형 나야.

ㅁㅁ: 어 혁진아 웬일이야.

나: 형 나랑 팟캐스트 방송 같이 해볼래?

ㅁㅁ : 응? 팟캐스트? 야. 나도 한번 준비해봤잖아. 그거 쉽지 않던데?

나 : 형 일단 한번 해보는 거지 뭐. 같이 해볼래?


나와 ㅇㅇ의 고민보다 조금 더 짧았던 것 같기도 한 찰나가 지나가고, 대답이 돌아왔다.


ㅁㅁ : 그래 해보자!


이렇게 세 번째 멤버를 충원했다. 하지만 뭔가 부족했다. 아무래도 4명은 되어야 준비가 될 것 같았다. 


나 : 형, 우리 방송 같이 할 만한 사람 또 없을까? 4명이면 딱 좋을 것 같아.

ㅁㅁ : 혁진아. ㅂㅂ형 알아? 예전에 같이 팟캐스트 준비했던 형이야.


생각해보니 얼마 전 모임에서 ㅂㅂ형이 발표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자신의 고향 마을을 설명하는 굉장히 단순한 자리였다. 그런데 준비해온 PPT의 수준이 영 말이 아니었다 흰 바탕에 굴림체 텍스트. 거기에 무심한 듯 얹은 사진 몇 장들. 그렇게 발표를 시작했는데.. 발표가 끝날 때까지 웃기만 했던 것 같다. ㅂㅂ형. 이야기를 풀어낼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 아.. 얼굴은 본 것 같은데. 그 형 발표하는 거 본 것 같아. 그래 좋아!


그 후 남자 4명의 칙칙했던 방송에 한줄기 빛처럼 등장해 반고정으로 참여하던 미녀 게스트 ㅈㅈ까지 우리 최종 멤버로 참여하면서 지금의 5명의 출연진이 완성되었다.


'캡틴 아! 머라카노'

'토토르'

'크크'

'아니연맨'

'블랙 윈도우'

거기에 방송 디렉팅과 편집을 담당하고 있는 '궁예'까지.

 총 6명이 '마케팅 어벤저스'라는 한배를 타고 있다. 


지금 뒤돌아보면 각자 생업이 있는 우리 멤버들이 2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열정이다. 함께할 때 에너지를 빼앗기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매사에 함께 하고 싶고 새로운 일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일을 하지 않았을 때의 후회를 더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멤버들이 그랬다. '한번 해보자. 안되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방송에 임해왔다. 돈이나 현실적인 보상을 바라고 방송에 시작한 게 아니었다. 그저 '즐기자!'라는 생각으로 방송을 시작했고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두 번째는 실천력이다. 열정과 비슷한 이야기이지만 실천력은 그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차원의 문제다. 열정에는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생각이 많고 진중한 건 좋다. 하지만 고민이 길어질수록 행동은 늦어지기 마련이다. 모든 것을 완벽히 준비하고 시작할 수는 없다. 작은 발걸음을 떼고 나서 미진한 부분들을 보완해나가야 한다. 우리 멤버들은 모두 실천력이 좋다. 방송 녹음 준비와 공개방송을 준비할 때에도 누구 하나 핑계 대는 일 없이 앞장서 맡은 일들을 해낸다.


세 번째는 배려심과 팀워크이다.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저 사람이 싫어지면 그걸로 끝이다. 아무리 방송에서 말을 잘하고 열정 넘치게 자료를 준비해오더라도 싫어지면 그만인 거다. 하지만 방송 기간 동안 우리 멤버들은 서로를 감싸주고 이해해주고 지지해주었다. 이직, 퇴사, 창업, 결혼 등 멤버들에게는 지난 2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서로의 배려심과 팀워크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방송을 이어가지 못할 이유는 수십 개도 넘었을 거다.


지금 팟캐스트를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열정 있고 실천력이 있으며 배려심을 가진 멤버를 꼭 찾을 수 있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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