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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혁진 Mar 19. 2020

혁진이 요새 뭐해?

요새 뭐하고 지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

요새 어떻게 지내?

코로나사태가 심각해진지 한달여가 지나면서 집에서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열심히 이것저것 하고 있지만 사실 오프라인에서 무언가 이루어지지 않으니 답답한 것도 사실이다. 사람들이 살 부대껴가며 복작복작대고 깔깔대는 일들을 주로 해왔던지라 더 그런 마음이다.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긴 한데 코로나 사태가 길어질 수록 무기력한 감정이 생겨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다보니 종종 '어떻게들 지내나?'하는 궁금증과 더불어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도 가끔 받는다. 거기에 대답을 하다보니 내가 어찌 살고 있는지 정리 해보기로 했다. 안물안궁 글일수도 있으나 내 브런치니까..


1. 월간서른


놀랍게도 월간서른 일은 계속 하고 있다. 대신 내용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 ㅎㅎ 기존에는 한달에 한번 강연 형태로 진행했다. 자체적으로 진행하다가 작년 말, 올해 초에는 3개월동안 배달의민족과 콜라보로 진행하기도 했다. 그런데 당분간 오프라인 모임은 진행하기 어렵다 보니 3월은 쉬기로 했다. 4월도 어찌될지 아직은 모르겠다. 그래서 시작한게....


1) 월간서른 티셔츠를 팔고 있다. 


http://www.monthly30.com/banpalteeee

(결제 기간은 3/25까지 주문 가능합니다. 혹시 이 기간 내에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주문을...ㅎㅎㅎ)


월간서른 굿즈를 만들어 팔아보고 싶다. 는 생각을 늘 했었다. 그런데 뭐 워낙 이래저래 바쁘다 보니 진행을 못하고 있었지. 그러다가 지난 주 쯤이었나, 머리속에 번뜩 지나간 문장이 있었다. 


I am thirty but still thirsty. (난 서른이다. 하지만 여전히 목마르지.)


와쒸. 내 직감이지만 나름 매력적인 문구였다. 굿즈에 새기면 좋을 문장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티셔츠 주문 사이트에 접속해 이런저런 색을 조합해보고 폰트를 적용해봤다. 몇몇 지인들에게 피드백을 받은 후 바로 티셔츠를 만들었다.


내 눈에만 이쁜가..


그리고 페북에 올렸다. 요딴걸 만들었다고. 


오 따봉이 130개나 달렸네


그랬는데 따봉이 130개가 달렸다. 예상보다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어떻게 구매하냐는 댓글들도 달리더라. 그래서 그날 밤에 몇시간을 들여 홈페이지를 만들고 신청 페이지를 만들었다. 최소 30장 이상 들어오면 제작을 진행하려고 조건을 달아뒀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지인들이 관심을 가져준 덕에 펀딩이 아직 몇일 남았는데 37장 주문이 들어왔다. 제작 확정. 이번주 일요일까지 더 팔아보고 다음주에는 결제 진행과 제작 주문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거 뭐 요즘같이 랜딩 페이지에 공들이는 세상에 허접한 홈페이지와 사진을 보고 주문을 해준 건 다 응원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주문하지 않아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만큼 굿즈가 매력적이지 않은 거겠지 ㅎㅎ


앞으로는 조금 더 다양한 굿즈들을 만들어 판매해보려 한다. 양말, 에코백, 폰케이스 등 내가 당장 입고 사용하고 쓸만한 물건들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굿즈를 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월간서른이라는 브랜드를 더 사랑하고 아껴줄 수 있으려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달에 한번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하는 것 말고도 월간서른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유,무형의 접점을 많이 만들려고 한다. 


2) 그런 관점에서 유튜브를 시작했다.


https://www.youtube.com/c/월간서른

(구독, 좋아요, 알림설정은 사랑입니다...)


한달에 한번 월간서른을 진행하다보니 월간서른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오프라인으로만 진행하다 보니 컨텐츠를 더 많이 퍼트리는데 한계가 있었다. 


오프라인 콘텐츠의 강점은 참여한 사람들과의 깊은 유대감을 쌓을 수 있다는 거다. 내 귀로, 눈으로, 피부로 연사들의 이야기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나눠본 사람들은 월간서른에 깊은 호감을 가져주신다. 그렇다 보니 재방문률도 매우 높다.


그에 반해 온라인 컨텐츠는 사람들과의 깊은 유대감을 쌓기 쉽지는 않지만 전파력이 높다. 그리고 자주, 꾸준히 발행되는 온라인 컨텐츠는 오프라인 못지 않은 유대감을 쌓을 수 있다. 그리고 오프라인의 물리적 한계로 인해 전하지 못하는 더 많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그렇게 시작한 컨텐츠 이름은 '서른뷰'이다. 삼십대를 위한 인터뷰 콘텐츠라는 의미를 담았다. 삼십대의 다양한 삶과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지금까지 CJ드라마 피디를 그만두고 와인바 사장이 된 사람, 대학병원 간호사를 그만두고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활동하는 간호사, 대기업을 그만두고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가 된 사람, 직장인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사람 등을 인터뷰했다. 앞으로도 자기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꾸준히 인터뷰 할 생각이다. 


유튜브는 좀 길게 제대로 해볼 생각이다. 영상은 매 회 15분 분량으로 일주일에 3번 업로드 하고 있다. 초반이다 보니 다양한 편집효과를 넣기 보다는 다양한 인터뷰이와의 이야기, 그리고 어떤 방식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더 많이 전파되고, 더 많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려 한다. 


혼자 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촬영과 편집을 전문가에게 맡겼다 .월간서른 초반부터 함께 해온 찰진프로덕션 나민규 실장님과 함께 한다. 2018년도부터 거의 매월 1개씩 작업을 해오다 보니 손발이 잘 맞는다. 믿고 맡기는 실장님 덕에 유튜브도 잘 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제 남은 건 오프라인인데..


3) 기업과의 콜라보 강연을 기획중이다.


들으면 오~ 할만한 브랜드와 콜라보 강연을 준비중이다. 원래 1분기에 추진해보려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많이 밀렸다. 그래도 상반기 중에는 진행하려고 기획중이다. 이번달 안에 기획을 마치고 준비가 되는대로 공개할 예정. 


여러가지 컨셉으로 고민하고 있는데..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4) 플리마켓도 준비중이다. 


6월 중순 주말에 플리마켓을 하려 한다. 여기도 들으면 '오~'할만한 곳과 콜라보를 확정했다. 아직 시간이 여유가 있긴 한데 이것도 이달 안에는 기획이 마무리 되어야 한다. 4월부터는 셀러 모집을 시작할 예정. 교통이 편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많이 올만한 곳이고 함께 하기로 한 곳도 좋은 브랜드여서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한층 더 기대가 된다. 플리마켓 진행 제안에 흔쾌히 오케이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 ㅎㅎ 


5) 팀장 스터디

팀장 스터디도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좀 지지부진하다. 나 혼자 너무 들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운영진 분들께 기회와 권한을 함께 드리고 진행해보려 한다. 아끼다 똥 된다는 말은 진리다. 


2. 해녀의부엌



월간서른 일을 하면서 올해 초부터는 제주 스타트업 '해녀의부엌'에서 브랜드 디렉터 일을 하고 있다. 해녀의부엌은 제주의 가치를 찾고 키워내는 크리에이티브 브랜드이다. 해녀의 문화와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 첫번째 미션이라 생각하고 있다. 현재는 제주도 구좌읍 종달리에 극장식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금토일에는 그 곳에 해녀의부엌이 운영하는 특별한 다이닝이 열린다. 해녀의 삶에 대한 연극이 진행되고 이어서 실제 해녀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녀들이 직접 전하는 해산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해녀가 직접 채취하고 키운 해산물과 농산물로 만든 식사도 제공된다. 나 역시 우연히 이 곳에 들려 너무 좋은 추억을 가져왔고, 그게 인연이 되어 함께 일하게 되었다. (다이닝은 코로나로 인해 잠시 쉬고 있지만 4월부터는 정상 운영 예정이다.)


제주는 한달에 한번 정도 내려가고 있다. 나머지는 원격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마케팅 기획과 실무를 하고 있다. 좀 더 자주 가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은 하는데 쉽지 않은 것 같다.


브랜드 디렉터라는 나름 멋진 직함 뒤에는 여러가지 다양한 일들이 숨어 있다. 신규 브랜드 개발에 대한 계획을 짜거나 펀딩 홍보 계획을 짜고 신규 커머스를 준비한다. 때로는 고객들에게 보내는 홍보 문자 메시지를 쓴다던가, 인스타그램에 올릴 글의 톤앤매너를 잡는 일도 하고 프로모션 쿠폰에 들어갈 문구를 피드백하기도 한다. 기획과 실무에 다 참여중이다. 


요즘은 해녀의부엌 와디즈 펀딩 홍보를 함께 준비중이다. 종달리 해녀분들이 직접 잡은 뿔소라의 판로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이다. 작년에도 펀딩을 진행했다가 600%가 넘는 펀딩 성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미처 몰라서 구입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나도 구매할 예정이다. (선착순으로 뿔소라장 구매도 가능 ㅎㅎ)


https://www.wadiz.kr/web/wcomingsoon/rwd/59898


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겪는 다는 것, 그리고 팀원들과 함께 일한다는 건 꽤 즐거운 일이다. 

해녀의부엌의 일원인 '해녀의부어커'로서 앞으로 일주일에 한번은 무조건 내 SNS에 해녀의부엌 이야기를 남겨볼 생각이다. 


3. 개인 프로젝트


이 밖에도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일들이 있다.


1) 첫번째 혼자 쓰는 책을 마무리 하고 있다.


첫 책 '마케팅 차별화의 법칙'은 마케팅 어벤저스 멤버들과 함께 준비한 책이었다. 그리고 지금 준비하는 책은 마케팅 관련 책이다. 마케팅 일을 하는 사회 초년생들이나, 마케팅을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이 드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만한 책을 쓰고 있다. 


작년에 계약해서 꽤 오래 진행되어 온 건이다. 원래 올해 3월에 출간할 계획이었는데 올해 초, 편집자 분과 상의 끝에 5월로 미뤘다. 코로나 사태를 예견하거나 알고 그런건 아니었는데 3월에 나왔으면 큰일날 뻔 했다. 출간이 미뤄져서 조금이나마 다행이다. 책을 마무리 할 시간도 벌었고 ㅎㅎ 아마 코로나 여파가 조금 더 잠잠해지는 6월쯤 출간이 될 것 같다. 


2) 두번째로 혼자 쓰는 책을 시작했다.


서른에 관한 자기개발 에세이를 준비중이다. 목차를 정리했고 이제 원고를 시작단계다. 6월까지 원고를 마무리 하면 9월쯤 출간 될 것 같다. 월간서른을 하며 느낀 점들과 서른이 살아가는데 필요하다고 느낌 점들을 정리해서 써볼 생각이다. 


자기개발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출판사와 계약해서 준비중인데 뭐..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3) 온라인 강의를 준비중이다. 


연초에 마케팅 온라인 강의 컨텐츠 제작 제안을 받았다.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고사했다가 코로나가 터지면서 다시 연락드렸다. ㅎㅎㅎ 이것도 4월안에는 오픈해야 해서 강의 기획과 컨텐츠 제작을 직접 해야 하는데... 시간이 어..없...


4) 밀리의서재 오디오북을 하고 있다. 


한달에 한권 정도 밀리의서재 오디오북 리더로서 활동한다. 마케팅 또는 경제경영 분야의 책을 읽고 요약하고 내 코멘트를 넣어 30~40분 분량으로 녹음한다. 작년 1월에 시작했는데.. 지금 보니 벌써 15권을 읽고 요약했다. 초반에는 한달에 2권씩도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보니 한달에 한권으로 줄였다. 앞으로도 한달에 한권은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 




정리하다보니 이것도 시간이 길어졌다. 이거 말고도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는 소규모로 지인들을 만나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술도 한잔씩 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부쩍 늘어나다 보니 집에서 음식을 하는 시간도 길어지고 집안일도 많이 하게 된다. 집안일을 많이 하는게 사실 생각보다 내 삶의 자존감을 높이는데 꽤나 도움이 된다. 내가 직접 요리를 해서 음식을 하고 집안을 청소하는 일은 내 삶 군데 군데 있는 보이지 않는 틈들을 메꿔주는 느낌이다. 내 삶에 좀 더 충실해지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빨리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람은 자고로 부대껴야 맛인것 같다. 하지만 그때 제대로 부대껴보려면 지금 하고 있는 여러가지 일들을 잘 해내야될거다. 


그렇게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고 있다. 답답하다가도 긍정적이다가도 무기력하다가도 활기차게. 


네. 혁진이는 요새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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