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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혁진 Dec 17. 2020

안녕, 나의 2020년

바이러스와 함께 한 혼돈의 시기를 정리하며.

2020년은 아마도 인생에 다시 마주하기 힘든 혼돈의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비단 나에게만 힘들었다기보다는 60억 인구 모두에게 힘들었던 시기였으니 조금 위안...이 되진 않다 ㅎㅎㅎ 준비했다가 연기하고 준비했다가 취소하고를 반복하는 시기였달까.


그래서 올봄에는 유난히 '혁진이는 요새 뭐해?'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요새 뭐하는지 글을 쓰기도 했다.

https://brunch.co.kr/@mfsaja/84


여름쯤에는 중간결산을 하는 의미에서 조금 이른 나홀로 워크샵을 진행했는데 한 달 정도 지나니 그게 또 의미가 없어지더라.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고 그 와중에도 꾸역꾸역 무언가를 만들고 운영하고 해낸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마침내 연말이 왔다. 그래도 해는 뜬다고, 그래도 연말은 왔다. 매년 그렇듯 또 제주에 왔다. 이번에는 운 좋게 프립과 넥스트챌린지,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에 선정되어 일주일 간 비행기, 숙소, 일하는 공간을 제공받아서 왔다. 12명을 뽑는데 무려 15천여 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경쟁률이 1200:1에 달하는 좁은 문을 운 좋게 통과했다. 이 글은 넥스트챌린지가 만든 제주도 서귀포시의 코워킹 스페이스 '스타트업 베이'에서 이틀에 걸쳐 쓰고 있다.


https://www.etoday.co.kr/news/view/1966097


각설하고 2020년 회고를 들어가 보자.


1. 월간서른


삼십대를 위한 컨텐츠 플랫폼, 월간서른

http://www.monthly30.com


1-1.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 (ft.  배민 아카데미)


2019년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배민아카데미와 함께 콜라보 행사를 진행했다. 2019년 여름, 태용님과 함께 한 월간서른 행사에 오셨던 배민아카데미 담당자분께서 함께 해보면 좋겠다고 제안을 해주셨다. 한 달쯤 뒤 실제로 기획안을 전달해주셨다. 기획안을 토대로 함께 아이디어를 덧붙였다. 연사 리스트를 확정하고 각자 연이 닿는 연사들을 섭외했다. 그렇게 탄생한 행사가 '내 가게 해볼까?'였다.



책바 정인성 대표님(후기 보러가기), 태극당 신경철 전무님(후기 보러가기), 도레도레 김경하 대표님(후기 보러가기) 등 훌륭한 연사분들을 모신 덕에 행사는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매번 100여 명을 모시기로 했는데 회차마다 2배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다. 월간서른과 배민아카데미 채널 두 곳에서 각각 모집을 진행했는데 월간서른 채널의 경우, 1~2시간 만에 신청자가 마감되었다.




기업과 함께 성황리에 시리즈 강연을 진행한 것도 의미 있었지만, 내게는 '월간서른'이라는 브랜드가 기업이 함께할만한 '파트너'가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월간서른을 믿고 제휴비를 지급받는, 수익화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


그 뒤에도 글로벌 스타트업과 함께 멋진 행사를 기획을 진행했으나, 코로나 탓에 무산되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월간서른이 언제든 기업의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1-2. 유튜브 채널 본격적으로 시작


코로나로 인해 월간서른 오프라인 모임은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2년 간 연사분들의 인터뷰를 아카이브 하는데만 활용해왔던 유튜브 채널에서 본격적으로 인터뷰 컨텐츠를 올리기로 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X51MlQbclIHbkaOPY0sdnw


매주 1명을 인터뷰하고 3개의 영상으로 나눠서 올리는 스케줄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주 2회 업로드하는 스케줄로 안착하게 되었다. 그렇게 약 8개월 간 매주 쉼 없이 영상을 올렸다. (영상 촬영과 편집은 2년간 월간서른 영상을 담당한 나민규 실장님이 함께 해주었다.) 105개의 영상을 만들었고 600여 명이던 구독자가 지금은 5,800이 되었다.



유튜브를 하며 좋은 점 중 하나는(오프라인 모임 운영 때와 비슷한데) 바로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튜버 김겨울님, 박위님을 비롯해 김호 대표님, 김민식 PD님 처럼 평소 뵙고 싶고 이야기 나누고 싶던 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로부터 소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유튜브를 운영하며 얻은 감사한 일들이다.



유튜브를 하다 보니 소소한 수익들도 생겨났다. 구독자 1천 명, 시청시간 4천 시간이라는 유튜브 수익조건을 달성하여 아주 소소하게 광고비도 들어오고 있다. 요즘은 출판사에서 책 홍보를 요청하는 문의가 꽤 늘어났다. 내가 좋아서 섭외한 게스트분들이 책을 내신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상에서 책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그걸 본 출판사에서 책 홍보를 위해 연락해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개중에서 우리 채널과 맞다고 판단되는 저자분들은 모시기도 하고 유료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한다. 거기에 더해 최근에는 한 교육회사에서 월간서른 영상을 20201년 1년간 임대하고 싶다 하셔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아직 만족할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는 않고 있지만 이제 조금씩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느낌이다. 내년에는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하며 유튜브에도 더 공을 들여보려 한다.


1-3. 폴인과의 컨텐츠 발행


컨텐츠 플랫폼 폴인과 함께 컨텐츠를 발행했다. '밀레니얼 31인의 라이프스타일 다큐멘터리'라는 제목의 컨텐츠다. 나도 한 꼭지 참여했고, 다양한 회사와 산업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모아 발행했다. 작년에는 퍼블리와 함께 컨텐츠를 발행했고 올해는 폴인과 함께 했다. 수익적인 관점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컨텐츠 플랫폼과의 협업을 실험하는 차원에서의 시도에 가까웠다.


월간서른을 '삼십대를 위한 컨텐츠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컨텐츠 제작과 발행을 시도해 보고 있는 셈이다.



https://www.folin.co/book/650


1-4.  자체 펀딩 '반팔티샤쓰'



이건 정말 개인적으로 호기심에 진행했던 이벤트였다. '월간서른 이름으로 뭔가 팔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서른마켓을 운영하며 처음으로 월간서른 단체 티셔츠를 만들었다. 그 뒤로 월간서른 브랜드 굿즈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그러던 차에 굿즈에 넣으면 좋을만한 문구가 떠올랐다.


I am thirty but still thirsty.


주변에 물어보니 괜찮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바로 티셔츠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공식적으로 팔기보다는 테스트 삼아 판매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구글 설문을 만들었고 '반팔 티샤쓰 펀딩'을 오픈했다. 기존에 단체티를 만들었던 마플샵을 활용했다.



30건이 넘는 신청을 통해 70여 장의 티셔츠 주문이 들어왔다. 가족, 지인의 주문도 있었지만 절반 이상은 순수한 구매 목적의 주문이었다. 네이비, 그린, 화이트 3개 색상도 골고루 주문이 들어왔다.


마플샵에서 받은 제품을 일일이 포장하고 발송하느라 시간을 쓰긴 했지만 물건을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었다.


그 뒤, 마플샵에서 직접 샵을 오픈할 수 있는 굿즈샵 기능이 추가되어 월간서른 굿즈샵도 개설했다. 테스트 삼아 상품들을 구성해두었는데 내년부터는 굿즈샵을 활용해 굿즈 판매도 연계해보면 어떨까 한다.


https://marpple.shop/kr/monthly30


2. 서른마켓


2-1. 두번째 서른마켓 개최 (ft. 책발전소 위례점)



2019년 가을, 첫 번째 서른마켓을 진행 한 이후 다음 서른마켓은 언제 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다. 우발적(?)으로 시작했던 첫 서른마켓과 달리 두 번째 서른마켓은 조금 더 제대로 진행해보고 싶었다.


우선 이미 브랜딩이 되어 있는 공간에서 진행하고 싶었다. 거기에 더해 서른마켓과 핏이 맞는 고객들이 모여 있는 상권에서 진행하고 싶었다. 평소 즐겨 찾던 책발전소 위례점이 떠올랐다. '위례'라면 서른마켓의 타겟고객인 30~40대 고객들이 많이 모여있을 거라 생각했다. 도심에 인접한 베드타운인 만큼 구매력 또한 높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곳에 위치한 책발전소는 아나운서 김소영 대표님이 워낙에 잘 가꾼 브랜드인 덕에 송파와 하남, 성남 등지에서도 고객들이 찾는 곳이다. 내가 생각하는 여러 조건에 딱 들어맞는 곳이었다.



올해 1월, 지인을 통해 김소영 대표님께 서른마켓 제안을 드렸다. 책발전소는 그간 다양한 브랜드로부터 제휴 제안을 받았지만 진행한 적은 없다고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발전소가 가진 몇 가지 니즈가 서른마켓과 맞는 것 같다며 함께 해보면 좋겠다고 결정해주셨다. (!!!) 책발전소 위례점과 함께 할 수 있던 데에는 월간서른과 서른마켓을 좋게 봐주신 (지금은 퇴사하신) 장태완 책발전소 매니저님의 덕이 컸다.



셀러 모집은 작년과 비슷하게 공개로 진행했다. 거기에 광고 매대를 차지할 기업 셀러를 모집하기도 했다. 감사하게도 복순도가, 태극당, 마호가니(도레도레), 트래블코드, 책읽어주는남자 등이 참여해주셨고 그 덕에 준비 과정에서 수익적으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거기에 김소영 대표님도 직접 셀러로 참여해주시기로 하니 더욱 든든했다.


http://www.monthly30.com/thirtymarket_2nd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진 틈을 타 7월에 두 번째 서른마켓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작년처럼 단 하루, 6시간만 운영했다. 오픈하기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분들이 계셨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입장객 전원의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을 실시했다. QR코드 인증이 활성화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수기 명부 작성도 함께 진행했다.



36팀의 셀러가 참여한 두 번째 서른마켓에는 천여 명의 입장객이 다녀갔다. 마켓에 참여한 셀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3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신 분들이 절반 이상이었고, 5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신 분도 계셨다. 90%에 가까운 분들이 서른마켓에 재참여 의사가 있다고 해주셨다. 만족도는 대략 4.5점 정도.



두 번째 서른마켓 후기를 정리해두었다.

https://brunch.co.kr/@mfsaja/88


2-2. 대기업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진행하지는 않았)다


두번째 서른마켓을 진행한 날, 책발전소 위례점이 위치한 앨리웨이 몰을 운영하는 네오밸류의 대표님이 오셨더랬다. 그게 인연이 되어 네오밸류와 미팅을 진행했고, 앨리웨이 광교에서 마켓을 열어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다. 구매력이 있는 상권이었기에 서른마켓을 성장시키기에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그런데 조금씩 검토할수록 운영 상의 어려움(야외 운영, 결제 단말기 구매 필요 등)과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시국 때문에 결국 포기했다.


얼마 뒤에는 모 백화점에서도 함께 해보자는 제안을 주셨다. 판교점 등 좋은 공간에서 진행하는 조건으로 협의를 진행하긴 했으나 몇 가지 이유로 백화점과의 진행도 하지 않기로 했다. 한 대기업에서는 라이브 커머스 제휴 제안이 오기도 했으나 이 역시 하지 않기로 했다.


대기업의 서른마켓 진행 제안을 모두 포기한 이유가 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였다. 오프라인 제휴 제안을 거절한 이유로는 코로나라는 환경적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긴 했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내가 지금 온/오프라인에서 커머스를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부족하거나 없는 역량을 보충하고 만들어 낼 수는 있었다. 하지만 서른마켓 외에도 여러 가지 일들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기에 '제대로' 해낼 자신이 없었다.


지금도 그 당시 제안들을 거절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년에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커머스를 준비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할 수 있겠지? ㅎㅎㅎ)


3. '마케터로 살고 있습니다' 출간


개인적으로는 가장 뿌듯한 올해의 성과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책 출간이다. 두 번째 책이긴 하지만 혼자 쓰는 첫 책이었기에.


3-1. 생애 두 번째 책, 혼자 쓴 첫 책 출간!


내 첫 책은 작년에 나온 마케팅 차별화의 법칙이다. 그리고 올해 7월, 두 번째 책 '마케터로 살고 있습니다>를 출간했다. 코로나로 인해 출간이 4~5개월쯤 지연되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1163964


책을 내고 몇 개 서점에서 북토크를 진행하기도 했다. 부쿠, 최인아책방 선릉점, 재론북스 같은 독립서점들에서 진행했다. 코로나로 인해 몇 개 서점에서의 홍보할 수 있는 북토크를 취소하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하지만 아쉬움보다는 평소 가지고 있던 마케터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을 써낼 수 있어 후련한 마음이 더 크다.


최인아책방 GFC점에서 진행한 북토크에 참여해주신 제이노트(j.note)님이 정리해주신 그림. 감동이다..

네이버에서 베스트셀러 딱지도 붙어보고, 예스24에서는 자기계발 분야 TOP100에 2주간 머물기도 했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꾸준히 팔리는 책이 되길 바란다.



3-2. 생애 첫 TV 출연


책 덕분에 xTvn '프리한19'에 출연했다.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프리한19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순위 선정과 함께 마케팅을 주제로 한 방송에서 순위를 매기는 게스트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책과 내 이름을 조금이나마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수락했다. 스튜디오에 나간 것은 아니고, 직접 촬영한 영상을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선정한 순위와 영상을 전달하고 몇 주쯤 뒤 본방송이 되었다. 생각보다 프리한19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여러 지인들이 인증샷을 보내주었다. 분량도 짧고 직접 출연한 건 아니었지만 책 덕분에 할 수 있었던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프리한19에 출연하시는 한석준 님이 직접 페북에 댓글을 달아주시기도 ㅎㅎㅎ



4. 이메일 구독 서비스 '인간 강혁진'  



올봄, 두 번째 책을 쓰면서 쓰는 일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 쓰고 싶은 말들이 계속 생겨났고 내 안에만 채워두기 어려웠다. 계속 뱉어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요즘 많이 하는 이메일 레터를 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간, 주간, 월간 등등의 단어를 사용하는데 그보다는 조금 다른 이름을 갖고 싶었다. 결국 내 이야기를 담게 될 텐데 그 안에는 특정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강혁진'이라는 사람이 하는 생각이 담길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일간도, 주간도, 월간도 아닌 인간 강혁진이라고 이름 지었다.


인간 강혁진 구독은 아래 링크에서 :)

https://page.stibee.com/archives/63345



(늘 그렇듯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구독 신청을 받았다. 감사하게도 며칠 새에 200여 명이 구독 신청을 해주셨다. 그리고 4월 5일 첫 번째 인간 강혁진 메일을 보냈다. 지난주 일요일에는 37번째 메일을 보냈고 지금은 470명이 조금 넘는 분들이 메일을 받고 계신다.


그 뒤로 지금까지 한 주도 빠지지 않고 메일을 보내고 있다. 일요일 저녁 8시에 메일을 보내는데 한 번은 메일 보내는 걸 깜박하고 말았다. 부랴부랴 다음날 아침 8시에 메일을 발송한 적이 있다. 그 일 말고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쓰고 있다. 보시는 분들도 꾸준히 봐주시는 것 같다. 평균적인 메일 오픈률은 조금씩 내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평균 40%대를 보이고 있다.



인간 강혁진을 쓰면서 좋은 점은 몇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생각을 비워낼 수 있다는 점이다. 머리와 마음에 남은 하고 싶은 수많은 말들을 글로 풀어내는 건 꽤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일이다. 둘째는 힘이 되는 구독자들분들의 피드백을 받는다는 점이다. 9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매주 인간 강혁진을 보내면서 지금까지 50여 개의 피드백을 받았다. 메일로 회신을 주시는 분도 있고 구글 설문에 남겨주시는 분도 계시다. 내 글이 자극이 되었다거나 공감이 되어 힘이 난다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누군가에게 힘을 주고 공감을 주는 글을 쓴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계속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달까. 셋째는 OSMU(One source multi use)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인간 강혁진은 메일로 보내드리고는 있지만  브런치나 블로그에 공개로 글을 올리진 않는다. 공개해서 올리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정제되고 다듬어진 글이어야 할 텐데 인간 강혁진은 편지 형태의 조금은 날것의 글이다. 대신 내년 3월에 출간할 책의 초고가 되어주었다. 내년에 낼 책 내용의 절반 정도는 인간 강혁진의 내용들을 토대로 업그레이드하여 썼다. 그리고 책에 포함하지 않은 원고들은 브런치에 모아 올려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 응모했다. 지금처럼 매주 글을 쓰면 1년 52주 동안 52개의 글이 쌓인다. 에세이나 자기개발서를 쓰는데 대략 30~40 꼭지의 글을 필요한 걸 감안한다면 1년 동안 주말마다 꾸준히 인간 강혁진을 쓰는 것만으로도 책 한 권을 써낼 수 있는 초안이 나오는 셈이다.



최근에는 스티비에서 창작자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지원했다. 운 좋게 선정이 되어 앞으로 1년 간은 별도의 비용 없이 최대 5천 명에게 스티비를 활용해 인간 강혁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스티비 사랑해요)



내년에는 글 쓰는 횟수를 늘리고 주제도 다양하게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인간 강혁진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봐야지.


5. 살롱 호스트 (ft. 프립, 유튜브코드, 넷플연가)


책을 내는 시점을 전 후로 3개의 커뮤니티에서 호스트를 맡았다. 프립, 넷플연가, 유튜브코드까지. 프립은 1주일 간격, 유튜브코드는 2주일 간격, 넷플연가는 3주일 간격이어서 올 가을에는 살롱 호스트를 맡는 것도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쉽지 않았다. 그런데 나보다 더 피곤할 직장인 참가자분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해주신 덕에 즐겁고 감사히 마칠 수 있었다.




12월에는 최대한 외부활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내년 1월부터는 유튜브코드 4기 호스트로 다시 활동할 예정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신청해보시면 좋을 듯하다.


https://travelcode.co.kr/product/youtubecode04_07


6. 프리랜서 마케터 (ft. 해녀의부엌)



올해 초, 한 해를 정리하며 제주에 갔다. 거기서 해녀의부엌 공연을 보고 너무 감동받아 페이스북에 후기도 남기고 김하원 대표에게 공연 잘 봤다며 댓글을 남겼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김하원 대표와 만나게 되었고 함께 일하기로 했다.


3개월 간 짧게 일하기로 하고 한 달에 한번 제주에 내려갔다. 아쉽게도 일하는 기간이 짧기도 하고 코로나로 인해 공연을 한 번도 올리지 못했다. 해녀의부엌과 나 둘 다 이런 느슨한 형태로 계약해 일을 하는 건 처음이었기에 시행착오가 많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프리랜서 마케터의 형태로 일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다. 온/오프라인의 오운드 채널을 기반으로 하는 컨텐츠 개발과 프로모션 기획/운영 등을 할 수 있는 곳과 협업하면 즐거울 것 같다.


7. 컨텐츠 크리에이터 (ft. 크몽, 오디오클립, 밀리의서재)


7-1. 크몽 전자책 발행


종종 당황스러운 메일을 받을 때가 있다. 이 분은 왜 이렇게 메일을 썼을까.. 싶다가도 어쩌면 제대로 된 이메일 쓰기 방법을 배우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한 이메일 쓰기의 기본적인 원칙과 매너들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런데 이게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공감을 받았다. 여기저기 소개되며 370회 정도의 공유가 일어났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전자책을 만들어서 팔아보기로 했다. 20개 정도의 내용에 살을 붙이고 예시를 넣어 A4 25장짜리 전자책으로 만들어 크몽에 올렸다. 그리고 역시나 페이스북에 업로드 ㅎㅎㅎ



이렇게 올린 전자책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 했으면 좋겠는데 그냥 간간히 팔려나가고 있다. 한 달에 치킨 1~2마리 사 먹을 정도 수익은 생기고 있는데 이 전자책이 또 나름 크몽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크몽 전자책 중에서 '직장생활/매너'분야 이달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크몽 링크를 통해 구매 가능.

https://kmong.com/gig/234316


혹시 크몽 회원가입하기 싫으신 분들은 똑같은 자료를 월간서른 홈페이지에서도 구매하실 수 있다.

http://www.monthly30.com/92


7-2. 오디오클립 스토리 라이터


가을부터는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직접 운영하는 5분 스쿨이라는 채널의 스토리 라이터 즉 작가 역할도 하고 있다. 나 혼자 하는 건 아니고 요일마다 다른 주제가 방송되는데 난 그중에서 '마케팅'분야의 대본을 맡고 있다. 내가 대본을 쓰면 MBC 아나운서분들이 읽는 방식이다. 팟캐스트, 유튜브, 오디오클립 등을 하면서 내가 쓰고 내가 읽어오기만 했다. 그런데 내가 쓴 글을 아나운서 분들이 읽어주시니 훨씬 고퀄이 된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ㅎㅎㅎ


작지만 소정의 원고작성료를 받고 있다. 짧은 대본이지만 돈을 받고 대본을 쓰는 건 훨씬 뿌듯한 일이다.



실제 방송은 아래 링크를 통해 들을 수 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5378/clips/77


7-3. 밀리의서재 오디오북


올해는 이래저래 바쁜 탓에 많이는 못하고 딱 5권의 오디오북을 만들었다. 책의 주요 부분을 발췌해 30~40분 분량의 대본을 만들고 직접 읽은 파일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번에도 재미있는 책들로 오디오북을 만들었다.





매년 하던 대로 항목별 점수를 매겨보자.


경제적으로는 C 학점. 코로나 시국에도 잘 버는 사람은 각자의 이유로 잘 번다. 못 버는 사람 역시 각자의 이유로 못 번다. 올해에는 못 벌지도 잘 벌지도 않았다. 적당히 먹고 살 정도였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수익을 다각화하는 데에 실패했다. 정확히는 시도하지 않았다. 시도하지 않았으니 실패도 없었다만 그래서 더욱 아쉽다. 온라인을 통한 사업 준비에 미흡했다. 게을렀던 탓도 있고 무기력했던 탓도 있다. 당황하고 머뭇거린 탓도 있다. 내년에는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려 한다.


여유 시간 생성 관점  A 학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여유시간을 꽤 가졌다. 밤을 샌 적(이 있긴 한데..)도 많이 없고. 특히나 12월은 아예 쉬는 기간으로 잡기로 했다. 물론 마냥 휴가처럼 쉬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무리하게 스케줄을 잡지는 않기로 했다. 외부에서 제안하는 살롱 운영들도 고사했다. 아내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내년을 준비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브랜딩 관점에서 보자면 B학점. 내 이름을 걸고 혼자 쓴 책을 내고 유튜브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프립, 휴넷 등에서 마케팅 같은 지식기반 강의가 아니라 개인 브랜딩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만 보면 B+ 이상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브랜딩이라는 것이 아이덴티티와 이미지의 갭을 줄이는 관점이라고 본다면,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다양한 일을 했다면 아이덴티티 수립 관점에서는 미흡했다. 1년 내내 내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물음 '나는 뭘 하는 사람인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렴풋이 보이는 앞을 향해 가다 서다를 반복한 느낌이다. 부디 점점 시야가 밝아지길, 앞을 제대로 내다보는 초롱초롱한 눈과 또렷한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시간 활용 측면에서는 B 학점. 여유 있는 시간은 늘었지만 잘 활용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스럽다. 작년과 비슷한 듯. 한 가지 나아진 점이라면 소셜미디어를 멀리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것. 11월 초, 폰에 있던 페이스북, 유튜브 앱을 지웠다. (인스타그램 앱은 지웠다가 워낙 모바일 친화적이라 다시 설치함. 다만 알림은 꺼둠) 1달 반이 넘도록 설치하지 않았다. 그러자 변화가 조금씩 생겼다. 예전 같으면 소셜미디어를 봤을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종이책을 일기도 하고 전자책을 읽거나 듣는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한다.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1주일간 제주에 내려오면서 다시 깔았다. 서울에 가면 다시 지울 생각이다. 소셜미디어는 집에서 잠시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내년에는 그 덕에 시간 활용에서도 A를 줄 수 있기를!


총점은  B-학점. 작년엔 B+이었다. 두 단계 정도 내려갔다. 결국 수익이 문제다. 수익 다각화와 컨텐츠를 활용한 패시브 인컴을 최대한 늘리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거기에 월간서른 고도화를 통한 수익화와 또 다른 사업까지. 열심히 해보자.


여기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을지 모르겠다. 다시 돌아봐도 순식간에 사라진 것 같은 2020년이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고 회고를 위해 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휴대폰 사진첩, 카톡방, 브런치 등을 살펴보면 또 내가 언제 이걸 다 하고 살았나 싶기도 하다. 이 회고의 가장 큰 목적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존감을 쌓고 앞으로를 향해 나갈 추진력과 기반을 다지기 위함이다. 부디 이 시간이 내년의 내가 열심히 달려 나갈 든든한 받침이 되어주길 소망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2020년을 아름답고 즐겁고, 부디 건강하게 마무리하시길 기원한다.



강혁진


마케팅 콘텐츠 기업 워크베터컴퍼니 대표.


삼십대를 위한 컨텐츠 플랫폼 월간서른을 운영 중이다. 밀리의서재 리딩북 마케팅 분야 리더를 맡고 있으며 대한민국 No.1 마케팅 전문 팟캐스트 마케팅 어벤저스, 네이버 오디오클립 아니연맨의 마케팅 땅 짚고 헤엄치기를 진행중이다.


저서로는 마케터로살고있습니다, 마케팅 차별화의 법칙이 있다.


카드회사에서 SNS 채널 기획과 운영, 디지털 광고 캠페인 전략 수립과 실행, 신규사업의 마케팅 수립 그리고 전사 전략 및 비전 수립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문의 : workbettercompa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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