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늘 곁에 있어도 곁에 있지 않았던 사람들 이야기
살다보면, 곁에 있지만 언제든 떠나버릴 것 같은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런 사람들은 늘 곁에서 외롭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곁에 있지만 매우 사납다.
그런 사람들도 늘 곁에 있지만 외롭다.
이 드라마를 처음 볼 때, 틴에이저 연애 드라마쯤 되는지 알았다.
이제 누군가의 서툰 연애를 보고 있기에 나의 세상은 너무 농익었다.
그럼에도, 글이 참 순했고, 착해서 1-2회보다 말겠거니 하며 봤다.
솔직히 말하면 서강준이 보여주는 순수한 소년같은 이야기가 좋았다.
서강준은 잘 생겨서는 저렇게 소박한 모습도 찰떡같구나 생각했다ㅋㅋ
그런 사람이 드문 세상이라 요즘은 그런 얘기의 드라마를 보면 그냥 켜둔다.
처음에 이 드라마는 젊은 남자와 여자의 서툰 사랑이야기쯤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상처받은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다.
모두를 사랑하고 모두를 지켜주지만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는 남자(은섭)와
모두에게서 상처받고 살아남아 모두에게서 멀어진 여자(해원)의 이야기
해원을 오래전부터 지켜보고 좋아하는 한 남자 은섭이있다.
은섭은 이미 어른이지만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 세상을 떠도는 사람이다. 그리고 은섭은 그의 자리를 찾지 못하는 남자 아이에서 한치도 자라지 못했다.
해원은 그런 은섭에게 지금 그 자리가 세상 속 은섭의 자리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사실 이 드라마의 진짜는 자매로 나오는 두 여자 이야기인거 같다.
두 자매에게 일어난 한 사건으로 인해 그녀들의 삶은 갑자기 멈춘다.
극 중 해원의 엄마(진희경)와 이모(문정희)의 이야기이다.
묵직한 이 둘의 연기가 난 참 좋았다. 왜 저렇게 살까 의문을 가지며 시작한 드라마는 해원과 은섭의 러브 스토리와 함께 해원의 엄마와 이모의 얘기로 자연스레 연결된다.
지랄맞은 성격을 가진 두 자매는 세상에서 최대한 멀리 달아나 살아간다.
그럼에도 해원만을 지키며 오랫동안 삶을 버텨내고 있다.
늘 떠날 것 같던 은섭은 사람들을 불안하게도 만들지만
사실은 은섭이야 말로 그 자리를 지키는 가장 무겁고 깊은 사람이다.
시작은 뻔한 러브 스토리 같았지만, 중반부 이후부터는 삶에 대한 대사들이
그리고 책의 줄거리를 얘기하면서 삶을 얘기하는 부분들이 참 좋았던 드라마였다.
서강준으로 시작해서 어떤 인생들을 얘기하는 긴 여운으로 끝난 드라마다.
세상을 버텨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천천히 집중해서 한번쯤 보면 좋은 드라마다.
나는 이유모를 위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