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이 영화는 너무 눈에 띄지 않아서 그냥 지나가 버리기 쉬운 영화다.
그리고 화려하지도, 눈물을 질질 짜게 하는 감동도 없지만 내 마음을 울렸던 영화였다.
이 영화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이제 은퇴할 나이쯤 된 안과 의사에겐 아들이 있다.
그 아들도 의사가 되길 바라는 이 남자. 그런데, 아들이 어느 날 더 넓은 세상을 보겠다며 의대를 그만두고 만다. 그리고, 그 아들은 그 흔한 휴대전화도 없이 여행을 떠난다.
그러던 어느 날, 여행지에서 아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낯선곳에서 사망한 아들을 찾기 위해, 그 남자는 아들을 찾아 아들이 여행중이던 그곳으로 떠난다. 그리고, 그의 여행이 시작된다.
그의 아들이 사망한 곳, 그리고 그가 여행하게 되는 곳은 '순례자의 길'이다. '순례자의 길'은 시작부터 끝까지 완주하는데 수 천개의 경로가 존재하고, 완주하는데 800km. 걷는 속도와 경로에 따라 한달이 넘게 걸린다고 하는 곳이다.
종교적인 역사가 있는 곳이지만,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그 이유도, 인종도, 성격도 다양하다.
누구나 일상을 살면서, 나답지 않게 표독해지거나, 좌절하거나, 절망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떠나야 할 이유를 가득안고 살다보면 일상을 잠시 떠나야 할 때가 오게 마련이다. 그럴때 떠나게 되는 곳, 그곳에서 그렇게 떠나온 사람들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함께 걷고 또 걷게 되는 이야기이다.
일상에서 벗어나서 그 긴 길을 걷고 있는 그들을, 영화를 보는 내내 같이 걷고 있는 듯 본 영화였다. 어쩌면, 나에게도 그런 시간이 지금 필요하기 때문에, 내게 와닿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 휴식이나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나만큼의 공감은 못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 자유롭게 세상을 여행하는 아들이 아버지에게 얘기한다.
You don't choose life, You live one.
(인생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입니다.)
일상을 살고 있는 당신, 어떤 인생을 살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