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터지는 다시 격리 생활 시작!

이제는 아이들이다

by 청아

3월 29일 남편의 코로나 확진으로 일주일 격리 생활을 했었습니다. 남편은 서재방에 격리시키고 아이들이 잘 때만 나왔고, 중간에 나올 일이 있으면 마스크 착용은 필수로 했었습니다. 쌍둥이들 가정보육을 해야 하니 힘들었지만 다행히 저와 아이들은 무사히 잘 넘어갔었습니다. 그렇지만 혹시 하는 마음으로 남편은 그 방에서 계속 생활을 이어갔고, 회사일 때문인지 그 생활이 이어졌습니다. 식사도 같이 안 하고, 격리 해제 후에도 접촉도 거의 없었는데 4월 15일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의 전화 한 통을 받고 달려갔습니다. 저희 둘째 아이가 낮잠을 잘 자고 일어났고, 오후 체온 체크를 했는데 온도가 높아 연락을 하셨더랬습니다. 어린이집에 가니 아이는 몸이 조금 불편한지 울음을 터트리고 있었고, 얼른 데리고 나와 자주 다니는 동네 소아과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최근 코로나 신속항원검사를 할 수 있는 의료원으로 지정이 되었고, 진찰 후 발열이 있기에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코를 쑤시게 되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요즘 신속항원검사를 자주 해서인지 조금의 기미가 보이면 울기부터 시작하는 저희 아이들입니다.


검사 후 아이의 증상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동안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 어머니, 양성이네요."


"아~~ 그래요. 남편 때문에 얼마 전에 격리 해제되었는데 또 해야 되네요. 그동안 증상도 없었는데 갑자기 이럴 수도 있나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전에 바이러스가 침투를 했는데 괜찮았다 이제 발현이 된 것일 수도 있고, 다른 곳에서 옮았을 수도 있고 그렇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잠복기가 길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처방전과 코로나 확진자 안내문을 받아 들고 약 처방을 받고 남편에게 문자를 남겼습니다.

'아들이 양성 확진이래.'

'그래, 또 격리해야겠네. 어린이집 못 가겠네.'


순간 온갖 생각들이 났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오전에 생일잔치 행사를 했었기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어린이집에 아이의 상태를 알려주고 첫째와 아이들 등원 가방을 밖에서 받겠다고 했습니다. 혹시 다른 아이들에게 민폐가 될 것 같아서요. 원장의 안내글이 키즈노트에 올라가고 저는 다른 학부모들에게 죄송하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이 모두 영유아이고, 백신 미접종자이기에 민망하고 불편한 마음이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일부러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닌데 괜스레 죄인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오미크론으로 인하여 새 학기를 맞이하고부터 계속 이런 상황들이 생겨 가정보육을 더 많이 하고 있으니 아마 부모님들은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예민해졌을 텐데 걱정스러운 원인이 내 아이가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어찌 되었든 아픈 아이 케어하는 게 우선이니 접어두고 열이 나는 아이에게 집중을 했습니다. 1시간에서 2시간마다 체온 체크를 하고 열이 오를 때마다 상태를 확인 후 해열제를 먹이고 있습니다. 해열제를 먹으면 열이 떨어졌다 몇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올랐습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체크를 하니 너무 피곤했습니다. 제가 피곤한 것보다 아이 건강이 우선이니 참고 있었습니다.


오후 5시쯤에 남편은 그전부터 약속이 되었던 사촌동생과 아주버님 댁으로 향했습니다. 이때는 아무런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녁 8시가 지나고 9시가 지나도 남편은 전화 한 통도 없었습니다. 둘째 아이가 다시 열이 올라 감기약과 해열제를 먹인 후 잘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첫째 아이는 큰 증상은 없었는데 콧물이 늘어나고 있어서 신경이 쓰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둘째처럼 아프지는 않으니 일찍 잘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을 재우고 나니 전화 한 통 없는 남편이 생각이 났습니다.


'뭐야? 아직까지 전화 한 통 없어? 미친 거 아냐?' 이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답이 없어 전화를 걸었습니다.


"술은 잘 먹고 있어? 그런데 왜 전화 한 통 없어?"

"왜? 해야 해? 형집에 있는 거 알잖아."

"아니, 지금 아이가 아프잖아? 그럼 중간에 전화 한 통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줘야 해?"


어떻게 '내가 어떻게 해줘야 해?'라고 말을 할 수 있는 거죠? 이런 상황이면 '미안, 내가 미처 생각을 못했네. 아이들은 괜찮아?'라고 반문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제가 '아빠잖아! 애가 지금 어제저녁부터 열이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고 설사도 하고 있는데 걱정이 되는 게 정상아냐?'라고 물었더니 왜 걱정을 하냐는 식으로 말을 하더라고요. 여기에서 더 이상 말을 섞으면 제가 오히려 열이 올라 눈이 뒤집혀 쌍욕이라도 퍼부을 것 같아 전화를 끊었습니다.


본인이 먼저 아파봤으니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다고. 걱정한다고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닌데 왜 하냐고 하지만 부모니까 걱정이 되는 게 보통의 마음이지 않나요?


남편과의 통화 후 속이 터질 것 같아 동네 마트 사장님에게 잠깐 하소연을 한 후 그래도 풀리지 않아 이렇게 글이라도 남겨봅니다. 저와 첫째는 오전에 PCR 검사를 해놓은 상태이고 증상도 없고 결과는 모르지만 저번처럼 잘 넘어갔으면 합니다. 오늘 저녁은 아이의 열이 금방 잡히질 않아 잠을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속 터지는 자가 격리 첫날의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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